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이 '금융감독원 낙하산 감사 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나 검찰 출신을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했다. 일부 회사들은 거물 인사를 사외이사로 모시기 위해 힘겨루기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현 경원대 행정학과 석좌교수)과 이동근 변호사(전 서울지검 서부지청장)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과 영국 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현대증권은 박충근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유진투자증권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갑순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대신증권도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황인태 전 금감원 전문위원(현 중앙대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다음달 3일 주총을 여는 삼성증권은 옛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국장 등을 지낸 안세영 서강대 교수를 새로 임명한다. 안 교수는 이명박 정부 탄생에 역할이 컸던 뉴라이트 정책위원장 출신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의 신창언 변호사도 사외이사로 재선임된다. 우리투자증권도 임성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 후보에 포함시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9일 임시 주총에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회사에는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문성우 전 법무부 차관,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작년까지 사외이사를 지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