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보수가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 ETF 보수율은 미국 뱅가드자산운용의 'S&P500' ETF보다 6배나 높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덱스200'은 연간 운용자산 중 0.35%의 보수를 뗀다. 운용보수가 0.30%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나머지 신탁보수와 사무수탁보수 지정참가보수 등을 합한 게 0.05%다. '코덱스200' 운용보수는 삼성운용의 인덱스펀드인 '삼성프리미엄코리아인덱스'와 '삼성인덱스파워'의 운용보수율(0.15%)과 비교해도 2배 높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코스피200지수 관련 ETF인 '코세프200'도 연간 0.34%를 받아간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그동안 '타이거200'에서 0.34%를 받아오다 지난달 18일부터 절반 이하인 0.15%로 내렸다.

해외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 보수율은 국내 ETF에 비해 크게 낮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내 ETF는 대부분 0.1% 미만이다. '뱅가드 S&P500 ETF'는 총보수율이 0.06%에 불과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ETF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운용사들이 보수율 인하에는 너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율은 그대로 펀드수익률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한 전문가는 "ETF 보수는 통상 인덱스펀드의 보수율 수준에서 순자산 규모를 고려해 책정한다"며 "ETF가 인덱스펀드보다 높은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덱스200'은 13일 기준 순자산이 2조4600억원으로 단일 주식형 펀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인덱스펀드로 순자산이 두 번째로 큰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1-B'의 운용보수는 0.15%로 '코덱스20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대표 ETF는 순자산이 수십조원에 달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지만 한국 ETF는 아직까지 보수를 내릴 만한 여건이 안 된다"며 "ETF 내 주식을 대여해 별도 수익까지 발생하는 미국과 단순 비교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미래에셋맵스운용은 '타이거200'에 이어 '타이거그룹주' ETF 3종의 연 보수율을 0.40%에서 0.27%로 0.13%포인트 인하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