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홍콩의 국가 경쟁력이 세계 최정상급을 유지하는 동안 네덜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유럽 강소국들의 경쟁력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정책연구원(IPS)의 '국가 경쟁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경쟁력 종합 지수에서 싱가포르는 100점 만점에 65.66점을 얻어 지난해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꼽혔다.

홍콩은 59.91점으로 지난해 6위에서 올해 5위로 한 계단 올랐다. 반면 유럽의 강소국들은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네덜란드가 지난해 3위에서 8위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덴마크(5위→6위),벨기에(11위→12위),아이슬란드(18위→21위) 등도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IPS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경영 여건과 시장 조건을 꼽고 있다. 기업의 전략 및 지배구조 · 노사관계 · 부패 등 전반적인 기업환경이 양호한 데다 해외직접투자(FDI) 등에 개방적이어서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식재산권을 잘 보호하고 무역과 서비스 산업이 개방돼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문휘창 서울대 교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 보니 전 세계에서 기업인들과 전문가가 몰리면서 인적 자원 요인까지 함께 좋아졌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공공 부문 경쟁력도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강소국들의 경쟁력은 하락세가 뚜렷했다. 방만했던 국가 재정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더욱 부실화된 것이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IPS는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도시 국가들과 달리 유럽의 강소국들은 1년 새 경영 여건과 시장 조건이 나빠지면서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정치적 혼란으로 포퓰리즘이 대두되면서 규제가 양산된 것도 부정적인 요인들이다. 이들 국가의 주 소비시장인 다른 유럽 국가들이 장시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소비가 위축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