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성 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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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영국 정계는 발칵 뒤집혔다. 존 프로퓨머 국방 장관이 소련정보국 대위의 애인이자 고급 콜걸인 크리스틴 킬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게 들통난 탓이다. 군사기밀 유출 혐의는 벗었지만 이듬해 보수당은 대패했고 총리감이라던 프로퓨머의 정치 생명도 끝났다.
미국의 게리 하트 상원의원 또한 1988년 요트에서 비서 도나 라이스를 무릎 위에 앉힌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대선 후보의 꿈을 접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 관련 추문으로 1998년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는 굴욕을 당했다.
뿐이랴.라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관광장관과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중 4명의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어린 시절 이란에서 이주해 24세에 시장이 되는 등 승승장구,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유대인들의 비전으로 여겨지던 자수성가 정치인의 기막힌 말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현재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재판 중인 가운데 이번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사회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다는 점에서 음모론도 제기된다지만 성 추문을 일으킨 게 처음이 아닌데다 다른 일도 아닌 성폭행 미수 사건인 만큼 무혐의로 끝나도 내년 대선 도전은 불가능할 것이란 보도다.
그는 '샴페인 좌파' 혹은 '캐비어 좌파'로 불린다. 여러 채의 호화주택을 소유한데다 한 벌에 수천만원짜리 양복을 입는다는 것이다. 사치스런 생활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문제의 호텔방도 하룻밤에 3000달러 짜리 스위트룸이었다는 마당이다.
성 추문이 터질 때마다 당사자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부인하고 음모론을 내세우는 게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은 짓으로 옭아맬 순 없다. 성추문과 성희롱 사건 모두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저지른 결과인 수가 많다.
뉴욕주 법상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칸 총재에게 최장 4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한다. 캐비어 좌파에다 자국도 아닌 미국에서 성범죄자로 기소된 그를 등불로 여겨 추종하던 프랑스 사회당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미국의 게리 하트 상원의원 또한 1988년 요트에서 비서 도나 라이스를 무릎 위에 앉힌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대선 후보의 꿈을 접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 관련 추문으로 1998년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는 굴욕을 당했다.
뿐이랴.라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관광장관과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중 4명의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어린 시절 이란에서 이주해 24세에 시장이 되는 등 승승장구,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유대인들의 비전으로 여겨지던 자수성가 정치인의 기막힌 말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현재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재판 중인 가운데 이번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사회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다는 점에서 음모론도 제기된다지만 성 추문을 일으킨 게 처음이 아닌데다 다른 일도 아닌 성폭행 미수 사건인 만큼 무혐의로 끝나도 내년 대선 도전은 불가능할 것이란 보도다.
그는 '샴페인 좌파' 혹은 '캐비어 좌파'로 불린다. 여러 채의 호화주택을 소유한데다 한 벌에 수천만원짜리 양복을 입는다는 것이다. 사치스런 생활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문제의 호텔방도 하룻밤에 3000달러 짜리 스위트룸이었다는 마당이다.
성 추문이 터질 때마다 당사자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부인하고 음모론을 내세우는 게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은 짓으로 옭아맬 순 없다. 성추문과 성희롱 사건 모두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저지른 결과인 수가 많다.
뉴욕주 법상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칸 총재에게 최장 4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한다. 캐비어 좌파에다 자국도 아닌 미국에서 성범죄자로 기소된 그를 등불로 여겨 추종하던 프랑스 사회당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