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대덕 확정] 사업비에 부지 매입비 포함 안돼…선정된 지자체가 따로 부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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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조성되나…무엇이 문제인가
2014~2017년 차기 정권 때 예산 계획대로 집행될 지 의문
2014~2017년 차기 정권 때 예산 계획대로 집행될 지 의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교육과학기술부 과학벨트 기획단 관계자는 "이미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를 마쳤고 내년 예산으로 4100억원을 확보한 상태"라고 16일 말했다. 그러나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 후반기인 2014~2017년에 3조9700억원의 재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데 정권 교체 등 정치적 변동에도 이 계획이 살아남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5조2000억원의 과학벨트 사업비에는 부지 매입비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사업이 추진되면 정부나 거점 · 기능지구로 선정된 지자체가 부지 조성비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구체적인 예산특례나 토지 매입비와 관련한 내용은 연말께 결정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이 예정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중이온가속기의 상세설계는 당초 계획(2018년 완공)대로라면 벌써 진행되고 있어야 하지만 예산이 계속 삭감되는 바람에 현재 개념설계밖에 진행이 안 된 상태다.
과학벨트가 당초 좋은 취지와 달리 정치적 나눠먹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많다.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처음 구상했던 과학 · 예술 · 인문학자 모임 랑콩트르의 초대 멤버인 박인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제라도 과학벨트 입지가 결정돼 다행이지만 정작 과학자 등 전문가들이 소외된 채 뒤에서 멀거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원래 과학벨트는 단순히 인프라의 증대가 아니라 문화예술로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의력과 직관력, 감성을 북돋워 더욱 생산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법안을 만들고 기획하는 단계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벨트위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 위원)은 "드디어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법안 통과에 이어 또 한 고개를 넘어 이제는 막혀 있던 시야가 트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과학벨트는 세계 수준의 연구환경을 만들어 세계 유명 과학자들이 스스로 찾고 싶은 곳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며 "수월성과 자율성이 얼마나 확보된 환경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의 개념설계를 담당했던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인프라를 보유한 대덕연구단지에 거점지구가 들어서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구체적인 예산특례나 토지 매입비와 관련한 내용은 연말께 결정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이 예정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중이온가속기의 상세설계는 당초 계획(2018년 완공)대로라면 벌써 진행되고 있어야 하지만 예산이 계속 삭감되는 바람에 현재 개념설계밖에 진행이 안 된 상태다.
과학벨트가 당초 좋은 취지와 달리 정치적 나눠먹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많다.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처음 구상했던 과학 · 예술 · 인문학자 모임 랑콩트르의 초대 멤버인 박인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제라도 과학벨트 입지가 결정돼 다행이지만 정작 과학자 등 전문가들이 소외된 채 뒤에서 멀거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원래 과학벨트는 단순히 인프라의 증대가 아니라 문화예술로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의력과 직관력, 감성을 북돋워 더욱 생산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법안을 만들고 기획하는 단계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벨트위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 위원)은 "드디어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법안 통과에 이어 또 한 고개를 넘어 이제는 막혀 있던 시야가 트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과학벨트는 세계 수준의 연구환경을 만들어 세계 유명 과학자들이 스스로 찾고 싶은 곳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며 "수월성과 자율성이 얼마나 확보된 환경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의 개념설계를 담당했던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인프라를 보유한 대덕연구단지에 거점지구가 들어서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