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전력 및 산업용수 부족과 원가비용 상승 등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정부의 돈줄 죄기로 중소업체들이 사채 시장으로 몰리면서 대규모 부도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17일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호수의 지방으로 불리는 허베이성은 1400여개의 저수지가 모두 바닥을 드러내는 등 극심한 가뭄으로 7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쓰촨 윈난 광저우 구이저우 등 남부 도시들도 상황은 비슷해 기업들이 산업용수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이 오기도 전에 이미 전력난이 시작돼 올여름에는 2004년 이후 최악의 전력 부족 사태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난은 지난달 중남부 지역에서 시작된 후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저장 장쑤 안후이 등지에서는 이미 제한송전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중국 전체의 전력 부족량은 30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쑤성은 올여름 부족 전력이 1100만㎾로 중국 내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삼각주 지역의 많은 기업들은 제한송전의 영향으로 이미 '3일 가동,1일 휴무'제도를 채택했다. 중국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산강철도 예외가 아니다. 이 회사는 6~9월 전력 사용 피크 때 상하이 생산공장에 제한송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경유 수출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라고 최근 지시하기도 했다. 또 각 지방정부에 전력난에 대비해 자체 발전시설 등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임금 및 원유 가격 인상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원가가 급증,기업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제일보는 중국 정부가 은행 대출을 규제하면서 중소업체들이 사채를 가져다 쓰는 바람에 도산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