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남성불임팀(백재승 · 김수웅 교수)은 정자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 쉬운 '정계정맥류' 환자를 대상으로 정계정맥류를 제거하는 현미경수술을 한 결과 정자의 숫자와 운동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들어오는 정맥의 양이 늘어나 음낭에서 마치 벌레처럼 만져지는 상태를 말하는데,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보통 왼쪽 음낭에서 발생한다. 이 질환은 전체 남성 인구의 약 15%,불임 남성의 약 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현미경으로 정계정맥류제거술을 받은 성인 남성 268명의 정액을 검사한 결과 수술 전에는 169명(63.1%)이 정자의 숫자나 운동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수술 후 12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정액의 기능을 평가한 결과 92명(76%)에게서 수술 전에 비해 20%가량 기능 향상이 관찰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비뇨기과학 저널(Urology)' 5월호에 실렸다.

김수웅 교수는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더라도 정계정맥류가 확인됐다면 정액검사를 꼭 받는 게 좋다"면서 "정액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더라도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부분 환자에게서 정액지표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