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시가총액은 6조7461억원(지난 16일 기준)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내수업체 가운데 대형 유통회사인 롯데쇼핑과 신세계,담배를 독점하는 KT&G에 이어 4위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의 85%(해외 포함)는 화장품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15%는 샴푸 등 생활용품인데 이 역시 한방과 같은 피부건강에 관련있는 상품에 한정돼 있어 화장품에서 매출이 100%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장품 한 품목에 대한 선택과 집중전략으로 국내의 주요 내수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주가수익비율(PER) 19배는 아모레퍼시픽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대변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의미이며,성장성까지 겸비했다는 점에 대해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국내 화장품시장 선두주자

올해 국내 화장품시장은 8조5000억원 규모로 작년보다 7.5%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명목기준 6.9% 추정)을 소폭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화장품시장은 여러 소비 영역 가운데 성장성이 가장 양호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최근 화장품 소비연령이 미성년부터 노년까지,성별로는 여성에서 남성까지 소비층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화장품시장의 꾸준한 성장성을 담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화장품사업은 전통적으로 높은 연구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한 낮은 제조원가율이 특징이다. 소득수준 상승으로 프리미엄 화장품시장이 확대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속적인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화장품업계 선두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률은 67%에 달하며,주요 소매업체중 가장 높은 16%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높은 기업가치는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에서 나타난다. 점유율이 2005년 33%에서 지난해 37%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다. 2위와의 격차도 매우 크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모든 화장품 판매 채널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채널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백화점 15%,방문 · 직판 63%,전문점 32%,할인점 24%,온라인 25%로 압도적이다.

백화점 채널에는 설화수 헤라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143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화장품 전문점 아리따움은 1216개로 로드숍 시장의 포화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16개 늘었다. 대형마트에는 34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방문판매 인력은 3만7900여명으로 경쟁업체보다 절대적인 우위다.



◆중국시장 진출 본격화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성공 가능성도 아모레퍼시픽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은 전 지역에서의 견고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91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중국에서는 2002년 첫 진출 이후 연평균 52%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07년 흑자로 전환한 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8.7%까지 상승했다. 작년 매출은 1430억원으로 33%(위안화 기준) 성장하면서 연초 목표 성장률 30%를 웃돌았다. 중국 화장품시장 내 점유율은 2009년 기준 1.6%(14위)로 아직 낮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점진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현재 560개의 백화점(마몽드,라네즈) 매장이 영업 중이며,2037개 전문점에서 마몽드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비즈니스의 제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가 지난 3월 베이징 팍슨 백화점에 1호점을 열었고,상하이지역 방문판매사업권 취득으로 신규 판매채널 확보에 따른 추가적인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설화수는 국내 최대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로서 중국 내 화장품 프리미엄 마켓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에뛰드,이니스프리 등 중 · 저가 라인까지 론칭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부문 매출을 2015년 7000억원,2020년 2조9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는 35% 성장이 목표다.

◆우량한 재무구조가 장기 성장 원동력

이 회사는 무차입경영을 고수하며 높은 재무적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2006년 태평양을 인적분할한 이후 부채비율은 2010년 27%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28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우량한 재무구조는 아모레퍼시픽 기업가치 평가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 및 경영환경의 변화에도 일관성 있는 투자를 지속하며 중 · 장기적인 성장 로드맵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각각 16%,11.3% 성장한 2조6400억원과 4060억원으로 예상된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forsword@hi-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