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몸 상태는 30대 초반 정도로 체력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탱크' 최경주(41 · 사진)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당초 예약했던 항공편을 놓치는 바람에 이날 오후에야 도착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승했을 때 울먹였는데.

"3년여 전 우승한 뒤 부진이 계속돼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나 자신과 팬들에게 재기를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의 의미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지만 사실 PGA 투어 대회의 꽃이다. 메이저대회 우승 못지않게 자부심을 느낀다. 대회가 열린 TPC소그래스에는 태극기가 내년까지 걸려 있을 것이다. "

▼17번홀과 관련된 일화는.

"아마 그 홀에서 20라운드를 넘게 치면서 공을 한 번도 물에 안 빠트린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연장에서 내가 친 샷이 떨어진 지점도 사실 거의 어김없이 물로 빠지게 돼 있는 곳이다. "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연장에서 파 퍼트를 할 때 기분은.

"사실 나는 그때 '들어가지 마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그 퍼트가 쉬워 보이지만 왼쪽으로 휠 수가 있었다. "

▼캐디의 도움이 컸나.

"앤디 프로저(캐디)는 고집불통의 친구이자 형님이다.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하려고 했으나 프로저는 사흘 내내 했듯이 3번 우드로 쳐야 된다고 우겼다. 아마도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