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은(銀) 시장이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가격 급락으로 거품이 빠진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전문가 의견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은값이 경기 회복기에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며 반등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다.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5월 첫주 국제 은가격이 30년 만의 최대 낙폭(-27.38%)을 보인 것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은 선물 거래시 증거금을 2주 간 다섯 차례에 걸쳐 83.9% 인상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규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수요가 전체 12%에 불과한 금과 달리 은은 46%가 산업용 수요”라며 “각종 해외 지표를 보면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은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은은 휴대폰 컴퓨터 의료기기 등의 부품에 다양하게 쓰여왔는데,최근에는 태양광으로 얻어진 전기를 모아 전달하는 핵심소재인 메탈페이스트로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적었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하반기 은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최근 은 가격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증거금 인상에 따른 투기적 거래 위축과 더불어 차익실현 매물의 급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태양광,전자 등 제조업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에 은 가격은 조정 후 재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연구원은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국제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준다면 상승 전망은 틀릴 수도 있지만,이런 경우에도 선진국의 재정위기로 인해 장기적으론 상승 추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폐전쟁’의 저자인 쑹훙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도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값 폭락의 원인은 미국 정부가 다음달 말 2차 양적완화를 완료하고 2조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그는 “투기세력이 빠져나간 지금이 은을 매입할 호기”라면서 “은은 화폐를 대체하는 중요한 저축수단이 됐고 희소가치 상승으로 15년 후에는 금보다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쑹 원장은 “은 투자는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며 개인은 은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은은 금융 뿐 아니라 산업적 수요기반이 강해서 최종적으로 이러한 수요자들한테 되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 시세는 16일 전날과 동일한 3.75g(한 돈)당 5300원으로 마감,8000원대를 뛰어넘었던 지난 25일과 비교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주 중반(11일) 한때 단위당 6270원까지 반등하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으나 하루 만에 5000원대 초반으로 다시 주저앉은 상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