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국내 화장품시장 포화라지만…아직 2배 이상 성장 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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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아시아 여성3%…3000만명을 우리고객으로
뷰티와 무관한 M&A 안해…기존사업 시너지 여부 관건
뷰티와 무관한 M&A 안해…기존사업 시너지 여부 관건
"40억 아시아인 가운데 12억5000만명 정도가 화장을 한답니다. 한국을 빼면 12억명이죠.2015년까지 이들 '화장하는 아시아 여성'의 3%가량인 3000만명을 아모레퍼시픽 고객으로 만들 겁니다. 중국에서 2000만명,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1000만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계획대로 되면 현재 20위권인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랭킹도 2015년께 '톱10'으로 뛰어오를 겁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올린 뒤 다른 아시아 국가로 무대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도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올 1분기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가량 성장했다"며 "중고가 라인인 '라네즈'와 '마몽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지난 3월 처음 중국시장에 뛰어든 고가 브랜드 '설화수'도 선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향후 인수 · 합병(M&A) 계획에 대해선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M&A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역량인 '뷰티&헬스'와 동떨어진 분야라면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1분기에 분기 최대실적을 거뒀습니다.
"매출(692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영업이익(1480억원)은 11% 증가했습니다. 전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했어요. 특히 해외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이 36%나 늘었거든요. 중국은 요즘 제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시장입니다. 벌써 화장하는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앞으로 3억~4억명까지 갈 것 같아요. 아모레퍼시픽의 '중국시장 공략법'은 크게 두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민은 마몽드로,부유층은 설화수로 공략하는 거죠.마몽드는 현재 중국 내 370개 백화점 매장과 2100여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데,향후 백화점 매장 수를 1000개로 늘릴 겁니다. 이를 통해 현재 14%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29%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덕분에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장에서 좋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주가도 좋은 숫자를 그려 나가겠죠.앞으로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회사의 적정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주가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고객을 더 잘 알려고 합니다. 고객의 머릿속에는 있지만 밖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힘쓰다 보면,이것이 더 좋은 제품 개발로 이어지겠죠.그러다보면 주가도 오를테고…."
▼중국 외에 신시장으로는 어디를 보고 있습니까.
"일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겁니다. 중국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죠.인도도 관심 대상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진출시기나 방법은 결론내지 못했지만 언젠가 뛰어들어야 할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은 다른 의미에서 신경써야 할 시장이에요. 미국 일본 프랑스에서 인정받으면 결과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가 훨씬 더 쉬워지거든요. 미국에는 고가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를 최고급 백화점(뉴욕 버그도프굿맨)에 입점시켰고,프랑스에선 '롤리타 렘피카' 향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2006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 외에 설화수를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다만 프랑스에는 당분간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은 없습니다. "
▼향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제 국내 화장품 시장은 포화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아직도 성장기에 있다고 봅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은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지만,한국은 지난해 7.8%나 성장했거든요. 1인당 화장품 소비액만 봐도 그래요. 우리나라는 14만6000원입니다. 미국(24만원) 일본(40만원) 프랑스(33만원) 영국(31만원)의 절반 수준이에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여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화장품을 사용하는 연령층도 확대되고,남성 화장품 시장도 커지고 있어요. 해외에선 역시 중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이 세계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겁니다. "
▼신사업에 뛰어들거나 인수 · 합병(M&A)도 계획하고 있습니까.
"로또에 당첨되는 걸 꿈꾸지는 않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분야가 뜬다'고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역량과 무관한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하기를 바라서야 되겠습니까. 사업을 확대하려면 아모레의 핵심역량과 인접한 분야로 넓혀야죠.M&A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내실 있는 성장'이 담보될 때만요. 예컨대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가 나온다면 검토해볼 수 있겠죠.하지만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M&A로 인해 기업가치가 증대되는 경우는 3건 중 1건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건은 오히려 M&A 때문에 기업이 쇠퇴하거나 망한 걸로 나옵니다. M&A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국내외를 통틀어 경쟁 브랜드를 꼽는다면.
"궤변같지만 솔직히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쟁상대는 고객뿐이거든요. 저의 가장 큰 고민은 '고객이 과연 우리 제품을 사 주느냐' 하는 거예요. 특정 업체에 너무 신경 쓰다보면 정작 고객을 못 보게 됩니다. 제가 종종 기업 경영을 운전에 빗대 '80%는 앞(고객)을 보고,15%는 옆(경쟁자)을 보고,5%는 뒤(아모레의 과거)를 보라'고 얘기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
▼남성인 만큼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면서 애로사항도 많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화장품은 직접 다 써 봅니다. 저의 집 목욕탕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에요. 실험실 같기도 하고.시간 날 때마다 기초 라인도 써보고,클렌징도 합니다. 남자인 만큼 메이크업은 잘 안하지만….20년 전에는 머리에 물도 들여보고,매니큐어도 발라봤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사실 피상적인 것 같습니다.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내기 위해 관련 팀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올린 뒤 다른 아시아 국가로 무대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도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올 1분기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가량 성장했다"며 "중고가 라인인 '라네즈'와 '마몽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지난 3월 처음 중국시장에 뛰어든 고가 브랜드 '설화수'도 선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향후 인수 · 합병(M&A) 계획에 대해선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M&A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역량인 '뷰티&헬스'와 동떨어진 분야라면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1분기에 분기 최대실적을 거뒀습니다.
"매출(692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영업이익(1480억원)은 11% 증가했습니다. 전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했어요. 특히 해외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이 36%나 늘었거든요. 중국은 요즘 제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시장입니다. 벌써 화장하는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앞으로 3억~4억명까지 갈 것 같아요. 아모레퍼시픽의 '중국시장 공략법'은 크게 두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민은 마몽드로,부유층은 설화수로 공략하는 거죠.마몽드는 현재 중국 내 370개 백화점 매장과 2100여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데,향후 백화점 매장 수를 1000개로 늘릴 겁니다. 이를 통해 현재 14%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29%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덕분에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장에서 좋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주가도 좋은 숫자를 그려 나가겠죠.앞으로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회사의 적정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주가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고객을 더 잘 알려고 합니다. 고객의 머릿속에는 있지만 밖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힘쓰다 보면,이것이 더 좋은 제품 개발로 이어지겠죠.그러다보면 주가도 오를테고…."
▼중국 외에 신시장으로는 어디를 보고 있습니까.
"일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겁니다. 중국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죠.인도도 관심 대상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진출시기나 방법은 결론내지 못했지만 언젠가 뛰어들어야 할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은 다른 의미에서 신경써야 할 시장이에요. 미국 일본 프랑스에서 인정받으면 결과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가 훨씬 더 쉬워지거든요. 미국에는 고가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를 최고급 백화점(뉴욕 버그도프굿맨)에 입점시켰고,프랑스에선 '롤리타 렘피카' 향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2006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 외에 설화수를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다만 프랑스에는 당분간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은 없습니다. "
▼향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제 국내 화장품 시장은 포화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아직도 성장기에 있다고 봅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은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지만,한국은 지난해 7.8%나 성장했거든요. 1인당 화장품 소비액만 봐도 그래요. 우리나라는 14만6000원입니다. 미국(24만원) 일본(40만원) 프랑스(33만원) 영국(31만원)의 절반 수준이에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여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화장품을 사용하는 연령층도 확대되고,남성 화장품 시장도 커지고 있어요. 해외에선 역시 중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이 세계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겁니다. "
▼신사업에 뛰어들거나 인수 · 합병(M&A)도 계획하고 있습니까.
"로또에 당첨되는 걸 꿈꾸지는 않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분야가 뜬다'고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역량과 무관한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하기를 바라서야 되겠습니까. 사업을 확대하려면 아모레의 핵심역량과 인접한 분야로 넓혀야죠.M&A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내실 있는 성장'이 담보될 때만요. 예컨대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가 나온다면 검토해볼 수 있겠죠.하지만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M&A로 인해 기업가치가 증대되는 경우는 3건 중 1건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건은 오히려 M&A 때문에 기업이 쇠퇴하거나 망한 걸로 나옵니다. M&A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국내외를 통틀어 경쟁 브랜드를 꼽는다면.
"궤변같지만 솔직히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쟁상대는 고객뿐이거든요. 저의 가장 큰 고민은 '고객이 과연 우리 제품을 사 주느냐' 하는 거예요. 특정 업체에 너무 신경 쓰다보면 정작 고객을 못 보게 됩니다. 제가 종종 기업 경영을 운전에 빗대 '80%는 앞(고객)을 보고,15%는 옆(경쟁자)을 보고,5%는 뒤(아모레의 과거)를 보라'고 얘기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
▼남성인 만큼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면서 애로사항도 많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화장품은 직접 다 써 봅니다. 저의 집 목욕탕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에요. 실험실 같기도 하고.시간 날 때마다 기초 라인도 써보고,클렌징도 합니다. 남자인 만큼 메이크업은 잘 안하지만….20년 전에는 머리에 물도 들여보고,매니큐어도 발라봤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사실 피상적인 것 같습니다.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내기 위해 관련 팀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