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펀드 '파베스트 코리아' 잘나가네…설정액 1400억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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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베스트 코리아(Parvest Korea)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프랑스 BNP파리바 본사에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했어요. 그러면서 하루에 100억원씩 외국계 뭉칫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수출펀드 '파베스트 코리아'의 자금 유입 속도가 가파르게 전개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따르면 외국인 자금을 받아 국내에서 운용하는 '수출 펀드'인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가 최근 설정액 1400억원을 돌파했다. 펀드가 설정된지 약 3년여만이다.
작년 말 펀드의 설정액은 780억원에 불과했지만, 5개월 남짓한 사이에 자금 유입이 급속히 확대되며 두배 가까이 늘었다.
◆ "한국 수익률 좋네"…본사에서도 집중 프로모션
이 펀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지만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는 아니다.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시카브(SICAV) 펀드로 설정액의 82%가 프랑스 등 유럽계 자금이며 15%는 홍콩·싱가폴 등 아시아계 자금이다. 프랑스 BNP파리바 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위탁받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직접 운용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임정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펀드 설정 초기인 2008년 4월 말에는 금융위기 등으로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큰 빛을 보지 못했다"며 "하지만 2009년 하반기 들어 한국 증시가 글로벌 시장 대비 눈에 띄게 오르고 펀드의 성과도 좋게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 그룹의 파베스트 펀드 시리즈 중에는 파베스트 유럽, 파베스트 아메리카, 파베스트 차이나 등 지역별 펀드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이 중 그룹의 마케팅 관련 전문가인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들이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의 최근 성과에 주목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중점적인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열사인 까디프생명의 변액보험 자금과 BNP파리바 웰스매니지먼트 싱가폴 등에서 특히 자금 유입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5월2일 기준)은 38.03%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2.10%)을 16%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과거에는 이 펀드에 들어오는 자금 대부분이 글로벌에 투자하는 자금을 지역별로 분배하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직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크게 늘었습니다."
임 팀장은 "펀드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무조건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장기투자 펀드의 경우 대부분 벤치마크 대비 2~3%포인트 정도 아웃퍼폼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입니다. 펀드 운용 가이던스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국내 펀드보다 까다롭지요."
따라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미리 매수한 뒤 기다리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 "최근 외국인 이탈은 단기자금 해소 성격"
외국인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외국인의 투자 동향은 어떨까. 외국인은 현재 닷새 연속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임 팀장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일본 지진 효과로 유입됐던 단기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 지진이 일어나면서 한국의 반사이익이 대두되고 분위기는 반전돼 국내 증시가 빠르게 올랐다.
"이 때 외국인 자금도 활발하게 유입됐는데 이 중 많은 부분이 프로그램 차익거래와 연계된 자금으로 추정합니다. 이런 자금 대부분이 단기 핫머니성 자금이어서 지금 상당 부분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는 "한국 관련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자금 흐름을 보면 유입 규모는 줄었지만 자금이 빠져나가지는 않고 있다"며 "롱머니(장기투자) 쪽에서는 아직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팔고 나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 대해 업종별 투자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주도주가 완전히 꺾일 것 같지는 않지만 리스크 요인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상당히 강한 어닝 모멘텀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것을 하반기와 내년까지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임 팀장은 오히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정보기술(IT) 업종이 반등에 나서면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수출펀드 '파베스트 코리아'의 자금 유입 속도가 가파르게 전개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따르면 외국인 자금을 받아 국내에서 운용하는 '수출 펀드'인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가 최근 설정액 1400억원을 돌파했다. 펀드가 설정된지 약 3년여만이다.
작년 말 펀드의 설정액은 780억원에 불과했지만, 5개월 남짓한 사이에 자금 유입이 급속히 확대되며 두배 가까이 늘었다.
◆ "한국 수익률 좋네"…본사에서도 집중 프로모션
이 펀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지만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는 아니다.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시카브(SICAV) 펀드로 설정액의 82%가 프랑스 등 유럽계 자금이며 15%는 홍콩·싱가폴 등 아시아계 자금이다. 프랑스 BNP파리바 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위탁받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직접 운용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임정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펀드 설정 초기인 2008년 4월 말에는 금융위기 등으로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큰 빛을 보지 못했다"며 "하지만 2009년 하반기 들어 한국 증시가 글로벌 시장 대비 눈에 띄게 오르고 펀드의 성과도 좋게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 그룹의 파베스트 펀드 시리즈 중에는 파베스트 유럽, 파베스트 아메리카, 파베스트 차이나 등 지역별 펀드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이 중 그룹의 마케팅 관련 전문가인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들이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의 최근 성과에 주목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중점적인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열사인 까디프생명의 변액보험 자금과 BNP파리바 웰스매니지먼트 싱가폴 등에서 특히 자금 유입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베스트 코리아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5월2일 기준)은 38.03%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2.10%)을 16%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과거에는 이 펀드에 들어오는 자금 대부분이 글로벌에 투자하는 자금을 지역별로 분배하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직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크게 늘었습니다."
임 팀장은 "펀드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무조건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장기투자 펀드의 경우 대부분 벤치마크 대비 2~3%포인트 정도 아웃퍼폼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입니다. 펀드 운용 가이던스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국내 펀드보다 까다롭지요."
따라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미리 매수한 뒤 기다리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 "최근 외국인 이탈은 단기자금 해소 성격"
외국인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외국인의 투자 동향은 어떨까. 외국인은 현재 닷새 연속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임 팀장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일본 지진 효과로 유입됐던 단기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 지진이 일어나면서 한국의 반사이익이 대두되고 분위기는 반전돼 국내 증시가 빠르게 올랐다.
"이 때 외국인 자금도 활발하게 유입됐는데 이 중 많은 부분이 프로그램 차익거래와 연계된 자금으로 추정합니다. 이런 자금 대부분이 단기 핫머니성 자금이어서 지금 상당 부분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는 "한국 관련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자금 흐름을 보면 유입 규모는 줄었지만 자금이 빠져나가지는 않고 있다"며 "롱머니(장기투자) 쪽에서는 아직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팔고 나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 대해 업종별 투자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주도주가 완전히 꺾일 것 같지는 않지만 리스크 요인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상당히 강한 어닝 모멘텀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것을 하반기와 내년까지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임 팀장은 오히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정보기술(IT) 업종이 반등에 나서면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