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경상수지와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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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역이 확대되면 국경을 넘나드는 상품과 자본의 규모도 커진다. 어느 순간에는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더 많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각국의 경제성장과 발전의 정도가 서로 비슷하다면 장기적으로는 나라별로 나가는 만큼 들어와야 한다. 어느 한 곳만 호황 속에서 발전을 누릴 때 돈은 그곳으로만 몰려들 것이다.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은 세계화 체제에서 돈이 장기적으로 몇 곳으로만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한 나라의 총생산이 사용되는 용도는 소비 투자 재정지출, 그리고 수출이다. 만약 각 용도에 필요한 물량이 총생산만으로는 모자라면 수입으로 충당한다.
지금보다 더 큰 재정지출이나 투자,소비는 총생산이 늘거나,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야 가능하다. 즉 총생산의 확대 또는 경상수지의 악화로만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1985년도까지는 1977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경상수지가 적자였다. 경제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첨단 장비를 국내에서는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투자 규모 자체가 국내총생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했다.
수입 확대를 통하지 않고서는 개발 투자수요를 도저히 충족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항상 외화부족에 시달린 한국은 경상수지의 장기간 적자를 빚으로 얻어온 외자로 메워 왔다. 산업화에 일찍 성공한 선진국들은 많은 돈을 저축한 상태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망해 보이는 개도국들은 좋은 투자처였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겪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그렇게 모은 돈으로 한국에 투자해 왔다. 한국경제의 산업화는 이런 형태의 불균형 속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산업화에 성공한 우리 경제는 현재 견실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중이다.
한편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재정지출이 과다하게 늘어난 결과다. 그리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부자가 된 미국인들은 최근의 세계 금융위기 직전까지 세금 내고 남은 소득을 모두 소비해 버릴 정도로 거의 저축하지 않았다. 투자보다는 재정지출과 가계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미국 경상수지의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현상이 바로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글로벌 불균형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 불균형의 책임을 놓고 서로 날을 세우고 있고,많은 경제학자들이 나름대로의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승훈 < 서울대 명예교수 >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은 세계화 체제에서 돈이 장기적으로 몇 곳으로만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한 나라의 총생산이 사용되는 용도는 소비 투자 재정지출, 그리고 수출이다. 만약 각 용도에 필요한 물량이 총생산만으로는 모자라면 수입으로 충당한다.
지금보다 더 큰 재정지출이나 투자,소비는 총생산이 늘거나,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야 가능하다. 즉 총생산의 확대 또는 경상수지의 악화로만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1985년도까지는 1977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경상수지가 적자였다. 경제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첨단 장비를 국내에서는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투자 규모 자체가 국내총생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했다.
수입 확대를 통하지 않고서는 개발 투자수요를 도저히 충족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항상 외화부족에 시달린 한국은 경상수지의 장기간 적자를 빚으로 얻어온 외자로 메워 왔다. 산업화에 일찍 성공한 선진국들은 많은 돈을 저축한 상태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망해 보이는 개도국들은 좋은 투자처였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겪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그렇게 모은 돈으로 한국에 투자해 왔다. 한국경제의 산업화는 이런 형태의 불균형 속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산업화에 성공한 우리 경제는 현재 견실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중이다.
한편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재정지출이 과다하게 늘어난 결과다. 그리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부자가 된 미국인들은 최근의 세계 금융위기 직전까지 세금 내고 남은 소득을 모두 소비해 버릴 정도로 거의 저축하지 않았다. 투자보다는 재정지출과 가계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미국 경상수지의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현상이 바로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글로벌 불균형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 불균형의 책임을 놓고 서로 날을 세우고 있고,많은 경제학자들이 나름대로의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승훈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