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윌리엄 베이츠 美 경쟁력위원회 부위원장
압둘라 루타 UAE 경쟁력위원회 사무총장
야오왕 中 보아오포럼 사무부총장


"경쟁은 결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닙니다. 글로벌 사회는 서로 다른 나라들이 경쟁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

윌리엄 베이츠 미국 경쟁력위원회 부위원장과 야오왕 중국 보아오포럼 사무부총장,압둘라 루타 아랍에미리트(UAE) 경쟁력위원회 사무총장 등 주요국 국가경쟁력 분야 리더들은 지난 17일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포럼 2011' 결산 좌담회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국가경쟁력 향상은 각 국가가 가지고 있는 인재 풀(pool)과 지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런 유 · 무형의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결국 전 세계의 공동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는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조동성 교수=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경쟁력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새롭게 떠오른 경쟁력 요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야오왕 부총장=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전 세계 다른 국가와 얼마나 협력과 공조가 가능한지가 국가경쟁력을 가늠짓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경쟁력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국가 간 협력이 없다면 생존하기 어렵죠.

▼베이츠 부위원장=맞습니다. 협동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협력 못지않게 국가 간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지요. 경쟁은 각 국가에 끊임없는 자극을 주면서 효율적인 자원분배를 가능하게 합니다.

▼루타 사무총장=경쟁의 긍정적인 효과는 UAE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UAE는 7개 에미리트(부족국가)가 연합한 국가로 각 부족국가가 하나의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경쟁하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협력과 경쟁을 토대로 만들어진 UAE의 경쟁력 강화 사례는 전체 중동지역 국가들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조 교수=인적자원을 빼놓고 국가경쟁력을 얘기하기 힘듭니다. 올해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에서도 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됐는데요.

▼베이츠 부위원장=교육은 미국이 가장 주목하는 이슈입니다. 미국은 해외 고급 인력 유치에 힘쓰고 있고 교육 개혁과 커리큘럼 개발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누구라도 미국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지요. 최근엔 과학기술과 의학 교육과정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더 많은 과학기술 인재들이 미국에 와서 자유롭게 연구하고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루타 사무총장=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UAE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인적자원이 부족합니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매년 교육부문 투자를 확대하는 중입니다. 교사들의 낮은 임금 체계를 개혁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 다양한 과학분야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야오 부총장=중국은 2020년까지 교육 선진화를 위한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의무교육 확대,농촌과 산간지역 교육 확대 등 8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존 시스템과 제도를 완전 폐기하고 학교 경영과 교육평가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개혁 조치들을 추진합니다.

▼조 교수=스마트 시대를 맞아 누가 더 빨리 지식 기반의 창조사회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예술 문화 등 소프트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을 갖고 있는지요.

▼루타 사무총장=예술은 미래세대 교육을 위한 근간이라고 봅니다. UAE는 현재 영화산업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부다비영화제를 만들어 영화산업 부흥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또 아부다비 시내에는 박물관이나 오페라하우스를 많이 짓고 있습니다.

▼베이츠 부위원장=미국은 음악과 기술,화학,서비스 등 기존 사고 틀로는 전혀 다른 분야를 접목한 새로운 학위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디지털예술과 바이오음악 같은 겁니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산업 간 융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누가 이끄느냐가 미래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겁니다.

정리=이정호/허란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