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는 없고 갤럭시S나 옵티머스에는 있는 기능이 있다. 지상파 DMB다. 한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지상파 DMB가 가능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동 중에도 TV를 시청할 수 있고,아내가 TV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동안 남편은 리모컨을 양보한 채 폰으로 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지상파 DMB는 한국이 개발해 200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서비스로 이동통신 주파수와는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트래픽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장점이다. 재난방송으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중국 등 약 30개 국가가 지상파 DMB를 활용해 모바일 방송을 하고 있다.

문제는 무료 방송을 하다 보니 대부분 사업자들이 빚더미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지상파 DMB 사업자는 수도권 6개를 포함해 8개 권역 19개다. 이 가운데 KBS MBC SBS 등 지상파 계열 사업자들은 2008년 이후 흑자를 내고 있지만 비지상파 사업자들은 서비스 개시 이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누적적자가 757억원에 달한다.

방통위는 지상파 DMB가 공익방송 성격이 있는 점을 감안해 서비스 유료화보다는 광고를 활성화하고 국가 재난방송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상파 DMB는 지상파 TV와 달리 평균 시청시간이 짧다. 폰에서 DMB를 켠 다음 10분이나 20분쯤 보다가 끄게 마련이다. 방통위는 이런 점을 감안해 방송법의 광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간광고 허용이 대표적이다.

지상파 DMB를 국가재난방송 채널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DMB폰은 약 3000만대.지상파 DMB 폰은 사용자가 DMB를 켜지 않아도 자동으로 켜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지상파 DMB를 재난방송 용도로 사용하려면 난시청 지역을 해소해야 한다. 중계망 구축비는 정부가 지원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이동통신사를 통해 지상파 DMB 사용자들한테 서비스 개통비를 받는 방안,지상파 DMB 단말기 가격에 일정액을 추가 판매해 DMB 사업자에게 넘기는 방안,기존 DMB 채널은 무료를 유지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추가하는 채널을 유료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기업의 경영 실패를 정부 지원으로 해결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방통위 회의에서도 일부 상임위원이 이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과도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규제 수위를 낮춰 회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