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의 가격이 2년간 2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한 채권은 이달 들어 액면가 1달러당 14센트에 거래되면서 2009년 5월 5.75센트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다.

북한 채권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당시 20센트,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 당시 26센트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2008년 이후 북한의 6자회담 합의 번복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4센트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 이후 반등세를 보이면서 같은 해 말 9센트로 올랐고 만기일이 2020년 3월12일까지 10년간 연장되면서 올해 4월 이후에는 14센트까지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북한 채권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사건에도 10센트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북한 채권 가격의 상승은 통일 시 남한의 북한 채권 변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글로벌 채권펀드인 프랭클린템플턴의 북한 채권 보유 공개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을 인용,"시장 참가자들이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면 한국이 북한의 채무를 대리 변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해 북한 채권 가격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독일도 통일독일 때 서독정부가 동독정부의 채무를 통일독일 정부의 채무로 간주한 전례가 있다. 윤 연구원은 "과거에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때마다 북한 채권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