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에서 최근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모습도 다양하다.

18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허드슨 밸리에 사는 직장인 로렌 그린은 직장 근처의 임대 주택으로 이사했다.직장까지 하루 왕복 50마일(80㎞)에 달하는 거리를 자동차를 몰고 다니기엔 갤런당 4달러라는 휘발유 가격의 부담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그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트럭을 팔고 작은 차를 사거나 회사에 가깝게 가는 것뿐이었다”면서 회사에서 8마일(12㎞) 거리에 있는 새집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골든 게이트 브리지를 건너는 차량의 수가 급감한 반면 버스와 페리의 승객 수는 늘었다.고유가의 타격은 차량 운행 줄이기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휘발유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경제의 각 부문에서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그린의 직장인 뉴욕 라인벡 소재 토피컬 바이오메딕스는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직원들이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사 문서와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이 회사의 루 패러다이스사장은 보너스와 생일 선물로 직원들에게 주유 카드를 나눠주고 업무 출장시 연비가 높은 회사 차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소규모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로버트 트로우는 휘발유 가격 부담이 커진 점을 감안해 직원들에게 임금을 인상해줬으며,로스앤젤레스에서 헤어용품 사업을 하는 폴 미첼은 직원들이 카풀시 마일당 20센트를 적립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월마트나 로우스 같은 소매업체의 매출에도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월마트는 최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미국의 동일점포 매출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는데 이의 원인 중 하나로 고유가가 꼽혔다.로우스는 직전 분기 순이익이 5.7% 줄었고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수도 3.4% 감소했다.

로버트 니블럭 로우스 최고경영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고유가가 “매장을 찾는 고객 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일부 고객들은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