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출구전략을 유연하게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흘만에 상승했다.
이날 공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의원들은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시행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경제성장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매각에 앞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미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긴축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확인됐다.
이러한 소식은 대외변수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1.59% 오르며 213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외국인이 닷새째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매수 규모를 확대해 지수를 끌어올렸다.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이 4%대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화학, 정유 등 기존 주도주와 함께 조선주가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주효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미국 경기의 일시적 둔화,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해결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며 "미국은 2차 양적완화(QE2) 종료 이후에도 연준이 저금리 기조 등을 유지할 예정이라 유동성의 급격한 위축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리스의 부채 문제는 국채 만기의 연장이나 추가자금 지원 등의 합의점을 찾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하락 등으로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도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창성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는 대체로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보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치 상승은 현재 쉽게 전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로 인한 달러가치 변동 및 유동성 감소 우려에 대해 일단 지켜보되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전날 코스피 반등을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주식시장이 V자형 패턴을 보이며 반등의 연속성을 이어나가기도 만만치 않은 여건"이라며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둔화, 유럽 재정이슈,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 등 3대 우려요인이 아직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일 국내증시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우려 요인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일단은 코스피지수가 2100선에서의 지지력이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기측면에서 모멘텀(상승 동력)을 새롭게 확보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현명 연구원도 "아직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 증시의 바닥찾기 과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지수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장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