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19일 은행 업종의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개별 종목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도 일제히 낮췄다.

KB금융, 외환은행의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대비 11%와 33% 내린 6만2000원과 1만원으로 조정하고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신한지주는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5만8000원으로 8% 하향했다.

이 증권사가 은행에 대한 시각을 보수적으로 바꾼 것은 무엇보다 정부의 가계부채 확대 억제 정책이 대출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유상호 연구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 탓에 당초 예상과 달리 은행의 대출 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유 연구원은 "정부가 가계부채의 총량을 억제한다면 은행의 대출 성장률은 명목 GDP 성장률 이하인 4.5%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이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줘 40%가 부동산 담보대출인 중소기업대출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저신용계층의 신용카드 대출을 통한 과다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은 신용카드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의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정부가 만약 가계 부채 상환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확대한다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정금리대출이 늘면 자산유동화 시장이 없는 금융환경에서 조달의 장기화에 따른 금리 상승이 마진 하락을 불러올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고정금리대출이 10% 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0.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지속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를 넘기 힘들며, 적정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 수준이란 분석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