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간과 닮은 코끼리, 트라우마 치유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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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아프다|G.A.브래드쇼 지음|구계원 옮김|현암사|512쪽|1만8000원
한 코끼리가 초원에서 코뿔소 100마리를 상아로 들이받아 죽였다. 또 다른 어미코끼리는 아기코끼리를 물에 빠트려 살해했다. 어떤 코끼리는 끊임없이 씹는 동작을 하며 발이 짓무를 때까지 벽을 발로 차고 머리를 쿵쿵 들이받았다. 동료를 해치는,과도한 공격성을 드러냈고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해행위까지 했다. 조용하고 비폭력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코끼리들의 놀라운 행동이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인간에 의해 감금된 후 심한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데서 초래됐다. 말 못하는 코끼리들이 슬프고 아프다고 외치는 행동인 것이다.
《코끼리는 아프다》는 제인 구달의 계보를 잇는 미국 동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인간에 의해 우리에 갇혀 길들여진 코끼리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현재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상세히 고찰한다.
코끼리는 놀랄 만치 인간과 닮았다.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대로 되돌려주기도 하지만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새 가족을 구성하기도 한다. 저자는 "코끼리와 인간 간 관계맺기를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 어미를 잃었던 고아 코끼리들의 행동 양식에 대한 연구가 그 물증이다. 야생동물보호협회가 구한 고아 코끼리들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코끼리 사회에 합류했다. 또한 인간들을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도움받지 못한 코끼리는 어미와 가족의 상실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공격성을 나타냈다. 조련사를 죽이고 관람객을 공격하며 동료에게 코로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고아 코끼리들은 어미가 인간의 손에 힘없이 쓰러져가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코끼리는 아프다》는 제인 구달의 계보를 잇는 미국 동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인간에 의해 우리에 갇혀 길들여진 코끼리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현재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상세히 고찰한다.
코끼리는 놀랄 만치 인간과 닮았다.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대로 되돌려주기도 하지만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새 가족을 구성하기도 한다. 저자는 "코끼리와 인간 간 관계맺기를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 어미를 잃었던 고아 코끼리들의 행동 양식에 대한 연구가 그 물증이다. 야생동물보호협회가 구한 고아 코끼리들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코끼리 사회에 합류했다. 또한 인간들을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도움받지 못한 코끼리는 어미와 가족의 상실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공격성을 나타냈다. 조련사를 죽이고 관람객을 공격하며 동료에게 코로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고아 코끼리들은 어미가 인간의 손에 힘없이 쓰러져가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