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 일류기업 일군 '아메바 경영'…"직원을 파트너로 인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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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홍성민 옮김|더난출판|300쪽|1만4000원
"나를 이기는 역경은 없다"
일본의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나모리 가즈오의 인생 특강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홍성민 옮김|더난출판|300쪽|1만4000원
"나를 이기는 역경은 없다"
일본의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나모리 가즈오의 인생 특강
"인생이란 시련의 연속이며 우여곡절도 많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행운을 만날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실패나 시련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생의 명암을 가르는 것은 행운이나 불운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렵고 힘들다고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또 성공한 때일수록 감사하는 마음과 겸허한 마음을 잊어서도 안 된다. 항상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
이나모리 가즈오(79),그의 신념대로 됐다. 일본항공(JAL)이 지난 3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JAL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난해 1월, 당시 하토야마 총리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JAL의 '특급 구원투수'로 나선 지 1년 만이다. 법정관리 중이던 JAL의 2010회계연도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매출은 1조3622억엔(18조원)으로 목표(1조3250억엔)를 초과 달성했다. 과감한 구조조정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인 1884억엔(2조5000억원)에 달했다. 그에게 JAL 회생의 키를 맡긴 하토야마 전 총리와 일본 국민의 선택이 옳았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JAL이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기에 그 외에는 그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사람도 없었다.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며 무보수 봉사를 자임한 그가 아닌가.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전자부품 업체 교세라를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운 경영자.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 창업자),혼다 소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자)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도 꼽힌다. 2005년 교세라의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선불교 승려가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사위로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는 이나모리 가즈오가 직접 쓴 자서전이다. 규슈 남단 가고시마의 가난한 시골 집안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교세라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과정을 육성으로 들려준다. 기업 경영 방침과 전략에 초점을 맞춘 다른 책들과 다르다. 처절한 실패와 과감한 도전으로 이어진 그의 인생 역정에 경영철학을 녹여냈다. '잘못은 즉시 인정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인생을 함께할 좋은 친구를 곁에 두어라''막연한 미래를 좇지 말고 오늘에 충실하라''직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라''핵심 역량에 기반한 다각화를 추구하라''국가를 넘어 세상과 미래에 기여하라''간절하게 원하는 만큼 절실하게 일하라' 등 장마다 경험에서 우러난 인생 및 경영 철학을 펼쳐보인다.
그의 어린 시절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원하던 중학교 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결핵으로 병상에 눕기도 했다. 고비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중학교 입시 때의 선생님,결핵으로 고생할 때 책을 건네주었던 옆집 아주머니,첫 직장을 소개해준 교수님 등 사람 덕을 많이 봤다. 그게 기업을 경영할 때도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을 강조한 바탕이 됐다. 그가 창안한 '아메바 조직'도 '이타와 공생'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아메바는 사업 전체를 공정 · 제품별로 나눠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 증식하는 미생물 아메바에서 이름을 땄다. 경쟁은 하되 상대를 배려하며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조직이어야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교세라의 아메바는 수천개를 헤아리지만 지금도 증식 중이다.
그의 도전정신도 본받을 만하다. 그는 교세라를 세계 최고의 세라믹 기업으로 키운 뒤에도 도전정신을 잃지 않았다. 재결정 보석,인공치근,인공관절,태양열 전지 등 무모하다고 여겨지는 일에도 도전장을 내미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세이와주쿠(盛和塾)는 벤처기업 등에 그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임.훌륭한 과학자나 예술가를 시상하는 이나모리 재단의 교토상을 통해서도 '세상을 위해,사람을 위해 봉사한다'는 신념을 실천해왔다.
그는 멀리 보고 도전하면서도 오늘에 충실하라고 강조한다.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면 내일이 저절로 보일 것이고,내일을 열심히 살면 1주일이 보일 것이다. 그렇게 1주일을 최선을 다하면 다음주가 보이고,다음달이 보이고 내년이 보일 것이다. 그렇게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