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지난해 4조3397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전체 배당금의 37.7%에 달하는 규모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은 916개 상장사에서 전년 대비 18.2% 늘어난 4조339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이들 회사의 배당금은 11조5115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증가했다. 외국인 배당금 증가율이 전체 배당금 증가율보다 높았다.

예탁원 관계자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고배당주에 외국인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에 외국인 배당금 증가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배당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7%로 전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총 배당금에서 외국인 주주가 가져간 배당금은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5조220억원(49.3%)과 5조402억원(42.9%)으로 5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2008년과 2009년에는 2조5005억원(31.5%)과 3조6704억원(36.2%)으로 줄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외국인 주주에 지급한 배당금은 4조2673억원으로 전체의 39.3%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 상장사에서도 72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총 배당금(6624억원)의 10.9%다.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배당금은 전년(438억원)보다 65.3%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외국인의 배당 요구가 심했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에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회사는 삼성전자(4663억원)였다. 이어 외환은행(3941억원) SK텔레콤(3281억원) 포스코(3192억원) 순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메가스터디가 가장 많은 83억원을 외국인 주주에 배당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