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당분간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가 지지선을 확인하는 바닥 찾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오전 11시 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35포인트(0.30%) 오른 2101.86을 기록 중이다.

전날 뉴욕 증시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수도 2100선을 회복해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이 장 초반 '팔자'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하락 전환, 2080선 중반까지 미끄러졌다. 이후에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급 주체인 외국인은 42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7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17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데 이어 지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기관이 21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매물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셋째주 GEM(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가 8주 만에 순유출세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은 한국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1조51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국내 투자자금의 증시유입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바닥권 확인 과정이 진행되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뿐 아니라 원유, 원자재 등 위험자산 범주에 속하는 투자대상에서 투기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도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고, 특별한 모멘텀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반등이 출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경제 지표를 비롯해 특별히 큰 악재로 작용할 만한 소재 또한 눈에 띄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 역시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추세적으로 지수가 반등하기 위해선 환차익과 펀더멘털 반영을 기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유입을 이끌 수 있는 조건인 원·달러 환율 하락이 나타나야 한다는 관측이다.

임태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승 추세에서 급격하게 하락이 나타난 후 일정 수준 조정이 마무리되는 국면에서 나타나는 기술적인 주요 특징은 거래량 감소"라며 "거래량 감소 추이만 고려하면 코스피는 점차 바닥권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의 지수 고점 영업일 전 5거래일 평균과 저점 이후 5거래일 평균거래량 추이에 비춰, 현재 거래량은 40.6% 급감해 5% 이상 코스피가 하락한 구간의 평균 거래량 감소치 23%를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승·하락 종목 수 비율이 과거 조정기 당시보다 크게 낮지 않아 종목별로는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코스피지수 2080선 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종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80선에는 일봉상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과 주봉상의 추세선인 20주 이평선이 걸쳐져 이후 코스피지수의 조정 형태를 예상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며 "2080선 지지 성공은 지수조정보다는 기간조정으로 마무리 될 신호일 수 있지만 지지 무산은 좀 더 깊은 폭의 지수 조정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