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사진)가 오는 2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과외'를 받고 있다.

20일 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최근 거시경제 재정 세제 금융 서비스 복지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차례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 청문회 준비와 함께 취임 후 정책 우선 순위를 가다듬고 있다고 한다.

금융 전문가들과의 만남에서는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이원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사장,임지원 JP모건체이스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등 교수와 외국계 금융회사 임원 등 7~8명이 참석했다. 박 내정자는 이들과 점심을 먹으며 2시간 가까이 간담회를 가졌다.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금융시스템 신뢰 훼손 문제 및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 이슈에 따른 메가뱅크,가계부채 문제 등이 이 자리에서 논의됐다.

박 장관은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외국계 금융회사 임원들에게 집중적으로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장관 내정 직후 "(재정부 업무 중에서) 국제금융 쪽만 안 해봤는데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국제 금융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 참석자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주로 듣기만 하던 장관이 국내 금융시스템 문제와 국제 금융에 대해서는 의견을 많이 물었다"며 "국내 금융회사를 빼고 외국계 금융회사 임원들만 부른 것도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의견을 듣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 · 세제분야 간담회에서는 여당이 제기한 감세 철회 여부와 재정 건전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감세 기조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맞선 재정부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시경제 분야에서는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과 머리를 맞대고 부동산경기 활성화와 물가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한 참석자는 "박 내정자는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들은 내용을 토대로 취임 후 정책 우선순위를 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