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당분간 'V'자 반등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는 6월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수급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신규 매수를 보류한 채 현금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0일 배재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지속적으로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증시의 수급상황이 기본적으로 나쁘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주도주의 복귀와 함께 'V'자 반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날 지수가 돌연 급락했는데 대부분 비차익(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많았다"며 "이는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자신의 바스켓에서 쏟아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증시의 주변상황도 이전보다 나아진 게 없다는 것. 배 연구원은 "6월 양적완화정책을 앞두고 있고, 유럽지역의 재정리스크 역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상품가격이 급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위험자산(주식)을 신규 매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 중인 화학업종의 경우 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제조업지수 등 중요한 매크로 지표들이 부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양적완화정책 종료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기술적인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외국인들의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지수의 조정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 역시 "지금은 투자리스크를 안고 위험자산을 매수해야 할 이유가 없는 시기"라며 "6월 양적완화정책 종료 이후 시장의 방향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