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도주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업종 주식들만 오르는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심지어 해외 기관투자가까지도 주도주 쏠림 현상이 최대 관심사다.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고점(2007년 10월 말)보다 2% 상승한 반면 화학(정유 석유화학 포함) 및 운수장비(자동차 조선 등) 업종은 같은 기간 각각 60%와 61% 상승했다.

2010년부터 본격화된 주도주 쏠림현상은 왜 올 들어 더욱 강화됐을까. 본질적으로는 기업 실적의 차별화를 꼽을 수 있다. 주도주들의 기업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혹자는 자문형 랩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형 랩의 포트폴리오가 주도주에 집중돼 있어서다. 자문형 랩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다른 투자자들의 추종매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필자는 기업실적 차별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과 제한된 유동성을 주식시장의 '위험 선호도'로 해석하고 싶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위험선호도는 그다지 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는 향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질 때 나타난다. 이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확률에 베팅하게 된다. 주도주 쏠림 현상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아직 낮아 매우 확실한 이익개선 가능성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른바 이익개선 가시성이 주도주의 핵심 요소다.

하반기에는 위험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누군가 증권 은행 건설주의 실적 회복 스토리를 생각하게 되고 여기에 투자하는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주도주도 오르겠지만 이들 주가의 상승 속도가 더 빠르지 않을까.

조윤남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