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MIT 1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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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독하게 시키기로는 미국 대학을 따라갈 데가 없다. 하버드는 학생들을 무작정 강물 속으로 던진다는 얘기를 듣는다. 수영할 줄 아느냐고 묻지도 않는단다. 죽을 힘을 다해 강을 빠져나오면 학교는 다시 학생들을 바다에 던져버린다는 거다. MIT(메사추세츠 공대)도 뒤지지 않는다. 1971년부터 80년까지 총장을 지낸 제롬 와이즈너는 "MIT에서 공부하는 건 소방호스에서 쏟아지는 물을 받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MIT의 대표 건물로 꼽히는 '32번 건물' 로비에는 상징적으로 소화전과 소방호스가 있다.
어차피 학생들은 가르치는 것의 30%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 지식을 쏟아붓는다. 빡빡한 강의 일정에 과제는 산더미다. 논문 리포트 팀프로젝트 쪽지시험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으로 무자비할 정도로 몰아붙인다. 학교 건물도 찰스강변을 따라 단조롭게 들어서 있다. 대부분 회색이고 건물 벽에도 일련번호만 쓰여 있을 뿐이다. 강의실은 모두 복도로 연결돼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딴 생각 말고 공부에만 푹 파묻히라는 의미일까.
MIT가 이룬 성과는 놀랍다. 인터넷을 비롯 레이저,복사기,우주비행선,인간게놈 프로젝트까지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여러 업적을 냈다. 동문들은 세계 2만5800여개 회사를 창업,300여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회사에서 나오는 수입만 연 2000조원이란 게 영국 가디언의 보도다. 노벨상 수상자도 76명이나 배출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의 올해 세계 공과대학 평가에서도 컴퓨터 토목 전자 기계 화학공학 등 5개 부문 1위를 휩쓸었다.
그늘도 있다. MIT 학생의 10만명당 자살자가 14.6명으로 미국 대학생 평균의 두 배라고 한다. 하버드 7.4명,코넬 5.7명보다 훨씬 높다. 공부만 하다 보니 MIT 학생은 '과학기술 바보'란 뜻에서 '테키 너드(Techie Nerd)'란 별칭도 얻었다.
화학자이자 자연철학자 윌리엄 로저스가 1861년 MIT를 세운 지 150년이 됐다. 고전 위주의 하버드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실용을 최고 가치로 내세웠다. 이후 혹독한 수업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괴짜들을 끊임없이 부추겨온 결과가 지금의 MIT다. '사시 준비하는 얼빠진 공대생들'이란 비아냥을 듣는 우리와는 대비된다. 1000여명의 교수,1만여명의 학생들이 앞으로 MIT를 어떻게 가꿔갈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어차피 학생들은 가르치는 것의 30%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 지식을 쏟아붓는다. 빡빡한 강의 일정에 과제는 산더미다. 논문 리포트 팀프로젝트 쪽지시험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으로 무자비할 정도로 몰아붙인다. 학교 건물도 찰스강변을 따라 단조롭게 들어서 있다. 대부분 회색이고 건물 벽에도 일련번호만 쓰여 있을 뿐이다. 강의실은 모두 복도로 연결돼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딴 생각 말고 공부에만 푹 파묻히라는 의미일까.
MIT가 이룬 성과는 놀랍다. 인터넷을 비롯 레이저,복사기,우주비행선,인간게놈 프로젝트까지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여러 업적을 냈다. 동문들은 세계 2만5800여개 회사를 창업,300여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회사에서 나오는 수입만 연 2000조원이란 게 영국 가디언의 보도다. 노벨상 수상자도 76명이나 배출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의 올해 세계 공과대학 평가에서도 컴퓨터 토목 전자 기계 화학공학 등 5개 부문 1위를 휩쓸었다.
그늘도 있다. MIT 학생의 10만명당 자살자가 14.6명으로 미국 대학생 평균의 두 배라고 한다. 하버드 7.4명,코넬 5.7명보다 훨씬 높다. 공부만 하다 보니 MIT 학생은 '과학기술 바보'란 뜻에서 '테키 너드(Techie Nerd)'란 별칭도 얻었다.
화학자이자 자연철학자 윌리엄 로저스가 1861년 MIT를 세운 지 150년이 됐다. 고전 위주의 하버드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실용을 최고 가치로 내세웠다. 이후 혹독한 수업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괴짜들을 끊임없이 부추겨온 결과가 지금의 MIT다. '사시 준비하는 얼빠진 공대생들'이란 비아냥을 듣는 우리와는 대비된다. 1000여명의 교수,1만여명의 학생들이 앞으로 MIT를 어떻게 가꿔갈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