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번 방중기간 중 창 · 지 · 투 지역을 집중적으로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방문 여부는 불투명 하다. 방중기간은 5일 정도이지만 방중단은 수행차량이 70~80대나 되고16량의 기차에 사람이 가득차 있는 매머드급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에 정통한 한 중국 소식통은 "당초 김정은 부위원장의 단독 방중이 논의됐다가 김 위원장이 직접 오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약 5일간 동북지역에 머물다가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해 이번 방중 코스에 베이징 등은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투먼-무단장-하얼빈-창춘-지린-옌지-훈춘 등이 김 위원장의 순방 코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은 20일 투먼을 지나 무단장의 홀리데이인호텔에 여장을 풀고 장시간 머물렀다. 무단장은 김일성의 항일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 일행이 헤이룽장성 무단장에 머문 이날 오후 하얼빈과 무단장을 잇는 고속도로에 중국 공안들이 대거 대기하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공안을 가득 태운 대형 버스 4대가 하얼빈에서 무단장 방향으로 100㎞ 지점에 배치됐다. 공안을 태운 대형버스가 하얼빈~무단장 고속도로에 배치된 것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일이라고 현지 운전자들은 전했다. 공안이 이 도로에 배치된 것은 김 위원장이 열차가 아닌 버스나 승용차 등 육상 교통수단으로 하얼빈으로 이동할 경우 도로 통제를 실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한때 나왔다. 결국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열차를 이용해 무단장을 떠났지만 구체적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20일 투먼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간 특별열차에 누가 탔는지를 놓고 오락가락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중국이 그동안 여러 차례 김정은의 방중을 요청했고,마중 나온 인사들이 이전 김정일 방중 때와 달라 김정은이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5시를 지나 상황은 급반전했다. 방중한 인사가 김정은이 아니라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헤이룽장성 무단장 호텔에서 김정일이 숙소에 들어가는 게 목격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언론은 사실 여부 확인을 놓고 큰 혼선을 빚었다. 그러나 이날 무단장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이 목격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최종 확인됐다.

중국 언론들은 그러나 이번에도 김정일의 방중에 침묵했다. 일부 지방신문들이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으나 신화통신과 CCTV 등 관영매체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해 8월 김정일의 방중 때도 방중 사실을 함구하다 일정시간이 지난 뒤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홍영식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