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기지 '캠프 캐럴' 내에 매립한 고엽제량이 당초 알려진 52t보다 2배 많은 100t 이상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1978년 당시 캠프 캐럴에서 복무한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는 20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가 든) 55갤런(208ℓ)짜리 드럼통 250개를 묻고,여름 내내 250개를 더 묻었다. 더 많이 묻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캠프 캐럴'에서 일한 한국인 박모씨(73)도 "트레일러에 실린 드럼통을 지게차로 옮겼다. 드럼통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었고,베트남에서 온 것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미군들이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묻었고 나중에 (이 자리에) 헬기장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총리실 산하에 '정부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임채민 총리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한 · 미 공동으로 기지 내 조사를 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한 · 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과 관련된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 양해각서'에는 '한 · 미 양국이 주한미군 시설과 인접 지역에서 환경오염에 의해 제기된 어떤 위험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규정이 들어 있다.

그러나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캠프 캐럴에 고엽제가 저장됐거나 이동됐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 캠프 캐럴 주변 지역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단은 기지에서 외부로 나오는 실개천 3~4곳을 확인하고,고엽제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강경민/남윤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