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가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스카티카메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 '아큐시네트'를 인수한다.

미래에셋PEF(사모투자전문회사)-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은 미국 포천브랜즈(Fortune Brands)의 자회사인 아큐시네트(Acushnet) 지분 100%를 12억달러(1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발표했다.

아큐시네트는 지난해 매출 13억달러에 8000만달러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글로벌 넘버원 골프용품 업체'다. 미국 골프공 시장의 68.9%를 점유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와 '피나클',골프화의 56.5%를 차지하는 '풋조이'가 모두 이 회사 브랜드다. '명품 퍼터'로 불리는 '스카티카메론'과 최고급 웨지로 꼽히는 '보키'도 산하에 두고 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골프 시장을 잡기 위해 아큐시네트 인수에 나선 것"이라며 "휠라는 의류에 강점이 있는 만큼 아큐시네트의 골프공 및 골프화와 상당한 시너지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F는 포천브랜즈가 아큐시네트 매각에 나서자 올초 산업은행 및 노무라증권을 공동 자문사로 선정,자금 조달 계획과 아큐시네트 운영 방안 등 인수에 필요한 과정을 준비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독일 아디다스그룹(아디다스 · 테일러메이드),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컨소시엄을 이룬 미국 캘러웨이골프(캘러웨이),일본 스미토모고무(클리블랜드 · 스릭슨) 등이 참여했으며,최종 경쟁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휠라코리아가 인수자로 선정됐다.

인수자금 12억달러는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F가 7억달러를 부담하고,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나머지 5억달러를 차입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휠라코리아가 부담하는 금액은 1억달러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PEF에는 국민연금도 참여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조만간 미국 현지에 아큐시네트 인수를 위한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올 3분기 중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자산운용사 글로벌화의 첫 성과"라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세계적인 브랜드 인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아큐시네트를 지금과 같이 독립 기업으로 운영하되 제품 소싱 다양화 등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