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3개 벽지업체 담합적발…과징금 193억 부과

주거공간에 필수적인 내장재인 벽지 판매가격을 담합한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일반 시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일반실크 벽지 등의 판매가격 인상 담합에 가담한 13개 벽지 제조·판매업체들에게 시정명령과 총 19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벽지업체들은 2004년 3월, 2008년 2월, 7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일반실크와 장폭합지 벽지에 대한 가격인상을 담합했다. 담합 대상 제품인 일반실크 벽지는 일반 시민이 이사를 하거나 주택을 리모델링 할 경우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LG화학, LG하우시스, 신한벽지, 디아이디,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 개나리벽지, 서울벽지, 코스모스벽지, 우리산업, 제일벽지, 쓰리텍, 투텍쿄와, 엘그랑 등 13개 업체가 담합에 가담했다. 공정위는 이 중 9개 업체게 19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디아이디가 85억67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LG화학은 66억2200만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신한벽지(14억1600만원), 개나리벽지(10억9300만원), LG하우시스(4억1000만원), 코스모스벽지(3억5200만원),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3억1500만원), 제일벽지(1억2000만원) 등도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우리산업, 투텍쿄와는 회생절차 개시중이고 쓰리텍은 현재 벽지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는 점이 반영돼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LG하우시스의 대리점인 엘그랑은 법인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1개 대리점에 불과해 면제받았다.

업체들의 담합은 임원부터 대리점까지 가담해 철저하게 이루어졌다. 사장이나 임원들이 참석하는 벽지협의회 모임을 통해 ‘가격인상’이라는 큰 틀과 시판분야의 인상내역을 합의했다. 특판분야의 구체적인 인상내역은 특판실무자 모임을 통해 합의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각 사들은 가격인상 안내문을 시판대리점 등에 통보하고 인상가격을 실행했다. 또한 매분기별 정도 개최되는 일부 벽지협의회 모임에서 기존 합의가격을 재확인하거나, 합의사항의 준수여부에 대해 점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벽지는 주거공간의 필수 내장재로써, 이번 장기간의 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조치를 했다. 벽지시장에서 경쟁질서를 회복시켜 주거환경 개선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실크벽지는 아파트 등을 건축시에도 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아파트 분양가 인하에도 일조를 할 것"이라며 "대다수 일반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광범위한 소비자 후생 증진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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