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조정장이 이어지면서 증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3.68% 하락했고 지난 19일엔 21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최근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는 수급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2조939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같은기간 581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최근 증시 우군이 되고 있는 투신권이 보는 증시 전망은 어떨까. 22일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이달 조정장세가 이어지겠지만 다음달 이후 부터는 반등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과 1분기 양호한 실적이 반영되면서 그동안 증시가 급등했지만 이달엔 실적발표 시기가 끝나면서 모멘텀 공백이 나타났다"며 "상품가격 급등과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에 대한 우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5월엔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현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고점 대비 코스피지수가 5%가량 하락했는데, 외국인 매도가 환매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가정하면 2000선 내외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음달께엔 지수 반등 조짐이 나타날 전망이기 때문에 분할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와 국내 경기선행지수 반등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본부장은 "다음달 중후반부터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실릴 것"이라며 "대형주들의 2분기 실적은 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에 어닝시즌이 다가오면 지수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본부장은 "미국 2차 양적완화(QE2)가 종료되면서 조정국면이 내달 정도까지는 이어질 수 있지만 이후 다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돌아올 것"이라며 "3분기 중엔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 매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 1∼2월 당시에도 환매 물량들이 나왔다는 점에 비춰 외국인의 움직임이 기조적인 매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세계 유동성이 축소되지 않으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신흥국) 증시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유가 안정과 함께 이머징 국가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내자금의 본격적인 증시 유입도 점쳐지고 있다. 하반기 은행의 자문형 신탁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수급이 외국인 자금을 일부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송이진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차·화·정'으로 불리는 주도업종만 뛰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면서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돼 있었다"면서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금리 등을 고려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려있던 부동자금들의 증시 유입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함께 IT(정보기술), 은행 등에도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승종목 수가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가 실리며 자동차, 화학, 정유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송이진 본부장은 "주도업종 내에선 주도주로 보다 압축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상대적인 소외업종 가운데선 IT 내 반도체 업종과 은행 업종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고 덧붙였다.

송성엽 본부장은 "주도업종에선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크고, 내수주에선 유통주, 특히 백화점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며 "소비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 높아질 전망인 상황에서 백화점주의 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