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 51%를 사고 팔기로 계약을 맺은 시한은 24일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법원의 판결 이후로 연기함으로써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당초 계약은 의미가 없어졌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매매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번 주엔 계약 연장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연장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과 기간이다. 지난해 11월 작성된 계약서엔 외환은행 매매가격이 주당 1만4250원으로 적혀 있다. 당시 외환은행의 주가는 1만2000~1만3000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외환은행 주가가 9000원 밑으로 떨어져 있다. 하나금융 입장에선 당연히 시장가치 하락을 반영하자고 한다. 하지만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본질가치가 떨어진 게 아닌 만큼 기존 매매단가를 낮출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간에 대해선 론스타보다는 하나금융이 좀 더 길게 가자고 할 공산이 크다.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 등이 언제쯤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약 연장 협상 관측에서 3년 전 HSBC와 론스타 간 계약 연장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시 매매단가는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그 수준은 시장가격 하락은 감안되지 않았고 외환은행 배당만 고려돼 결정됐다. 매매 시한은 2008년 4월 말에서 2008년 7월 말로 석 달 연장됐다. 당시 7월 말이 지나서도 금융위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계약은 유지됐다. 계약은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인 9월19일 파기됐다.

이번 주 경제지표 중에선 한국은행이 25일 내놓는 1분기 가계신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계신용이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가계의 외상구매)을 합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은 795조원이었다.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등이 지속적으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80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에 소규모 개인기업의 빚을 합친 가계의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937조원으로 1년간 가처분소득의 1.5배에 이른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이달 초 내놓기로 했으나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여력이 없었다고 하지만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선 처방전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책'을 발표한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PF 정상화뱅크 외 다른 정책 대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5일 열린다. 박 장관이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예측이며 이르면 이달 중 장관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6일 나온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월 105에서 3월 98로 큰 폭 하락한 뒤 지난달엔 100으로 소폭 반등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최근 주가가 조정받고 있어 재차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연 4%까지 오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들어 유가 하락 등으로 소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7일 나오는 4월 경상수지는 50억달러를 웃도는 무역수지 흑자에 힘입어 비교적 큰 폭의 흑자가 예상된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금융팀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