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과 고객 만족은 기본이고 지인을 통한 배우자 소개 같은 인생설계는 덤이죠." 교보생명의 올해 '고객 만족 FP(설계사) 대상'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아 보험왕에 선정된 강순이 대성FP지점 FP명예전무(55)는 보험을 이같이 정의했다.

◆보험왕만 6번째

1983년 입사해 29년 동안 보험설계사로 일해온 강 명예전무는 MDRT(100만달러 원탁회의) 종신회원이자 세계 MDRT 연차총회 최초의 한국인 강연자다. MDRT는 전 세계 보험 전문가들의 모임으로 생명보험 판매 분야 '명예의 전당'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148억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여 교보생명 보험왕에 올랐다. 1993,1996,2005,2008,2009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 연도대상을 차지했다.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2005년 FP명예상무에 이어 2008년에는 명예전무 타이틀을 얻었다.

실적이나 경력도 화려하지만 그가 더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100%라는 숫자다. 그의 고객들은 보험에 가입해 25개월 이상 유지하는 비율이 100%다. 대형 생명보험사의 25회차 유지율은 80%에도 못 미친다. 생명보험은 25개월 이상 유지되면 통상 만기까지 갈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번 그의 고객이 되면 평생 고객으로 남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 명예전무는 "고객의 성공을 돕다 보니 스스로도 크게 성장했다"며 "고객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사업이 번창해 나갈수록 저의 영역도 점차 넓어졌다"고 말했다.

◆고객은 '가족'

그는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고객을 '가족'이라 부른다.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자녀,손주,또 그 자녀까지 대를 이어 그를 찾는다고 한다. 고객도 강 명예전무를 '가족'으로 여기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들이 강 명예전무를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 손길도 뻗쳤지만 1983년 교보생명에서 처음 설계사를 시작한 후 한 번도 회사를 옮기지 않았다. "자리를 옮기면 고객에게 꾸준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고객들도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그의 끈기와 열정에 더욱 믿음을 갖는다.

강 명예전무의 고객 명단은 마치 촘촘하게 얽힌 가계도 같다. 고객 가족이 대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하고 그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현재 그의 고객은 2000여명.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전문직 종사자 등 VIP 고객만 500여명에 달한다. VIP 고객들과는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공연관람 운동 등 취미생활을 함께 하며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꾸준한 모임을 통해 고객들을 속속들이 알다보니 이웃사촌이나 이모 고모 역할도 한다. 고객의 가족 보장과 노후 준비,상속과 증여는 물론 자녀 결혼 주선까지 하게 된 것.지금까지 결혼이 성사된 커플은 10쌍.올해도 2쌍 정도 더 탄생할 것 같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재무설계 세미나도 마련

강 명예전무는 고객들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한 재무설계 세미나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진행한다. 설계사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내년에는 1세대 고객과 2세,3세 고객까지 모두 초청해 감사 행사를 가질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올해 그의 나이는 55세.일반 회사원이라면 은퇴를 앞둔 시기다. 하지는 그는 "은퇴는 아직 먼 얘기다"고 말한다. 그는 "재무설계사는 경력이 쌓일수록,인생 경험이 많을수록 잘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면 100세가 돼도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