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그리스의 채무재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그리스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또다시 강등한 여파가 컸다.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됐고,스페인에선 실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1주일 넘게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다.

한델스블라트 등 주요 외신들은 21일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채무재조정'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전날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세 단계 하향,그리스 재정 상황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자 그리스 ANA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채무재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리스 언론들은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 임금 삭감과 추가 세금 인상 등 긴축안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20일 피치의 등급 강등 여파로 10년물 그리스 국채 금리는 하루 새 0.55%포인트 급등한 16.7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 금리 역시 0.64%포인트 오른 17.53%로 뛰었다.

등급 강등에 대한 불안감은 그동안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국가 중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이탈리아로도 불똥이 튀었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경제)개혁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이탈리아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고 보도했다. S&P는 "이탈리아 정부가 국가부채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거나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페인에선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취업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1주일째 이어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