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 자동차 부품생산 업체 노조의 불법 파업이 국내 완성차 업체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자동차 핵심 엔진부품인 피스톤링을 만드는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아산공장을 불법으로 점거,생산을 완전히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이 회사에서 피스톤링을 공급받아온 현대차 울산공장이 22일 재고가 바닥나 투싼ix,싼타페,베라크루즈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했고,해외 수출이 많은 쏘나타,제네시스 등도 파업 사태가 길어질 경우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기아차에서도 지난 20일부터 카니발 생산라인이 멈춰섰고 한국GM도 21일부터 주말 특근을 중단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유성기업 사태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외부세력 개입,공권력 실종 등이 맞물리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사업장인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 1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생산직 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회사 측과 특별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원청업체인 현대 · 기아차(시간급제 적용)와 다른 협력업체들이 아직 도입하지 않은 제도여서 회사 측이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자 노조는 집단 조퇴와 잔업 및 특근 거부 등을 벌이며 회사를 압박했다. 지난 18일부터는 생산라인을 점거하며 불법 파업에 들어갔고 회사 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주요 생산설비의 전원 스위치를 내리고 각종 기계에 쇠막대기를 끼워 작업을 방해했다.

이번 파업에는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추진위원회) 멤버와 발레오 해고자 등 외부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회사 측은 파악했다.

엄기한 노조 사무국장은 태업 행위에 대해 "교섭이 안 풀리면 관행적으로 태업을 해왔다"며 "노조가 공식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직장폐쇄를 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기봉 공장장은 이에 대해 "노조가 공식 파업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각종 불법이 난무하고 3월 하순 이후 태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50%에 달해 직장폐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전운배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노조가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관리직 사원의 공장 출입을 원천봉쇄한 것은 배타적 점거로서 명백한 불법에 해당돼 직장폐쇄가 가능하다"며 "노조의 불법 행위가 지속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윤기설 노동전문/최진석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