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김정일 訪中' 적극 해명…李대통령, 고개는 끄덕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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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중국의 외교 결례
北 "후주석 퇴진 前 지원 받자"
中, 6자회담 중재 존재감 과시
北 "후주석 퇴진 前 지원 받자"
中, 6자회담 중재 존재감 과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2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시작하자마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얘기부터 꺼냈다. 김정일을 왜 중국에 초청했는지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단독회담에서 원 총리가 김정일의 방중을 언급할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 정부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 원 총리의 설명이 길어지면서 당초 30분간 예정됐던 단독회담은 한 시간가량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4월에도 겹치기 정상회담
원 총리의 이 같은 설명은 중국이 과거 김정일의 방중이 마무리된 뒤 공식 발표해 온 관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독 정상회담에 극히 적은 사람만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 자세한 회담 내용에 대해선 비공개를 요구했다"며 "아마도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초청했다'는 원 총리의 발언 이외에 북한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한 · 중이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해 김정일 방중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자는 뜻을 전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원 총리가 이렇게 나온 데는 중국이 한 · 중 · 일 정상회담과 김정일 방중 일정을 겹쳐 잡으면서 한국과 일본에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양국의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김정일의 중국 지도자와의 회담 일정이 겹치는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말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상하이 정상회담 후에도 김정일은 사흘 만에 중국을 방문, 후 주석을 만났다.
◆방중 시기 미묘
관심은 왜 하필 이때 김정일이 방중 시기를 선택했느냐에 쏠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중국 정상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이 잇따라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것은 외교관례를 무시한 일"이라며 "북한 측에 상당히 긴급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에게 그만한 긴급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북한 정권에 우호적인 후 주석이 물러나기 전에 만나 식량 지원이나 경협 등 경제적 지원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김정일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한 · 중 · 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기를 조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중국 입장에서도 한 · 중 · 일 정상회담과 북 · 중 정상회담을 동시에 열어 중국이 6자회담을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한 · 중 · 일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카드가 나올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부담을 가질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홍영식/김태완/김우섭 기자 twkim@hankyung.com
◆지난해 4월에도 겹치기 정상회담
원 총리의 이 같은 설명은 중국이 과거 김정일의 방중이 마무리된 뒤 공식 발표해 온 관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독 정상회담에 극히 적은 사람만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 자세한 회담 내용에 대해선 비공개를 요구했다"며 "아마도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초청했다'는 원 총리의 발언 이외에 북한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한 · 중이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해 김정일 방중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자는 뜻을 전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원 총리가 이렇게 나온 데는 중국이 한 · 중 · 일 정상회담과 김정일 방중 일정을 겹쳐 잡으면서 한국과 일본에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양국의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김정일의 중국 지도자와의 회담 일정이 겹치는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말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상하이 정상회담 후에도 김정일은 사흘 만에 중국을 방문, 후 주석을 만났다.
◆방중 시기 미묘
관심은 왜 하필 이때 김정일이 방중 시기를 선택했느냐에 쏠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중국 정상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이 잇따라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것은 외교관례를 무시한 일"이라며 "북한 측에 상당히 긴급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에게 그만한 긴급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북한 정권에 우호적인 후 주석이 물러나기 전에 만나 식량 지원이나 경협 등 경제적 지원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김정일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한 · 중 · 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기를 조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중국 입장에서도 한 · 중 · 일 정상회담과 북 · 중 정상회담을 동시에 열어 중국이 6자회담을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한 · 중 · 일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카드가 나올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부담을 가질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홍영식/김태완/김우섭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