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과 탈레반이 독일의 중재로 비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22일(현지시간) “독일 정부의 아프간·파키스탄 특사인 미하엘 슈타이너가 미국과 탈레반간 직접 대화를 중재하고 있다”면서 “지난 7~8일에도 독일에서 양측이 3차 직접 협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친서방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무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 고위 간부들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슈피겔은 지난해 카타르에서 1차,지난해말 독일에서 2차 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미국 측에서는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고위관리들이 협상 대표로 나서고 있고 아프간 측에서는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친척이 협상을 이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7월 철군을 발표하면서 아프간 전쟁의 종결을 위한 진전을 전세계에 선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에서 또다른 과격 지도자가 발견되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것과 유사한 작전을 지시할 것임을 시사했다.유럽 순방을 앞두고 있는 그는 전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이나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를 파키스탄에서 찾아낼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필요하다면 일방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일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과 관련해 “탈레반과의 갈등이 군사적으로 해결될 수 없음에도 병력을 증원한 것은 탈레반을 당황하게 해 정치적 화해를 중개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고 평가했다.그는 “궁극적으로 그것은 탈레반과의 대화를 의미한다”면서 “탈레반은 알카에다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폭력을 포기해야만 하며 아프간의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유럽으로 출발해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