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반등을 위한 에너지 비축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0.4% 하락하며 조정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20일의 경우 2100선 아래로 밀려난 지 하루 만에 반등해 2100선의 지지력을 확인했다. 7거래일째 '팔자'에 나선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늘리며 장중 한때 2080선 중반까지 미끄러졌던 지수는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2110선에서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말 뉴욕 증시 하락은 이날 투자심리에 다소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로존 국가채무 우려가 지속된 상황에서 의류업체인 갭의 실적 부진 전망이 소매유통업종의 약세롤 이끌어 하락 마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지수들은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증시가 다소간의 부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안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한 주식 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며 "달러화의 단기 상승 재료가 산재해 있는 반면 증시 상승 모멘텀은 부족해 단기적으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분석했다.

주식 시장이 강한 상승을 보이기 위해선 국제 상품시장 변동성 축소, 달러화 약세,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변동성 감소가 나타나야 한다는 예상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급락으로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면서 이번주 지수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면서 2060∼2130선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세계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이 주식 매수 기회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지수 조정은 상승과정에서 나타나는 5% 내외의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지난 3월 형성된 연간 저점 1950선에 이어 2100선에서 저점이 한 단계 레벨업되고 있는 것"이라며 "기술적 과매도, 월말 예상되는 아시아 지역의 거시 경제지표 호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유입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자금 집행을 미뤘던 투자자들의 경우 적극적인 주식비중 확대 기회"라고 진단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력을 통해 전세계 연간 성장률이 3∼4%대를 기록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금융위기 당시 논의됐던 더블딥, 디폴트, 또는 디플레이션과 같이 극단적인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도 "2100선 이하에서 60일 이동평균선, 120일 이동평균선 등 기술적인 지지선들이 겹겹이 놓여있고, 반복되고 있는 대외 악재 영향력으로 저점이 추가적으로 낮아질 여력은 2%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국면에서의 매수 전략은 유효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태동 팀장은 "달러화가 강세전환하면서 글로벌 상품가격을 안정시키고, 이에 따라 신흥국의 긴축 스탠스가 완화될 때까지 주식시장은 중기적으로 쉬어가는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증시 우군이 되고 있는 투신권은 내달 이후 반등장을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20일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2조939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같은기간 581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이달 중으로 조정장세가 이어지겠지만 다음달 이후부터는 반등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와 국내 경기선행지수 반등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다음달 중후반부터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실릴 것"이라며 "대형주들의 2분기 실적은 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에 어닝시즌이 다가오면 지수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가 종료되면서 조정국면이 내달 정도까지는 이어질 수 있지만 이후 다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돌아올 것"이라며 "3분기 중엔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