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新소속부제 또 '허점'…골프존, 연말까지 우량기업부 편입 못해

코스닥의 신(新) 소속부제도 무용론이 또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분류하는 등 제도의 허점이 곳곳에서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말 코스닥에 상장한 골프존은 곧바로 벤처기업부로 분류됐다. 코스닥의 '새내기주'는 상장과 함께 곧바로 중견기업부에 속하지만, 골프존은 이노비즈 인증을 보유하고 있어 수시심사를 통해 벤처기업부로 편입됐다.

하지만 골프존을 벤처기업으로 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이미 시장에서 사업성을 검증한데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정도로 덩치도 크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0위 이내 기업 중 벤처는 골프존 외에 단 한곳도 없다. 3년 연속 적자를 낸 SK브로드밴드를 빼고 모두 우량기업에 속해 있다.

거래소 분류를 봐도 골프존은 벤처가 아닌, 우량기업에 속한다. 이달 부터 시행중인 신소속부제도에 따르면 우량기업은 외형 면에서 일단 자기자본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야 하고, 매출이 5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일정 규모의 실적을 달성해야 한다.

골프존이 우량기업의 조건을 충족하고도 벤처로 분류된 것은 소속부 변경이 기본적으로 정기심사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매년 4월 심사를 거쳐 재분류를 한 뒤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기심사 이전에 소속부를 옮기려면 수시심사를 통해야 하는데, 우량기업부는 그나마도 쉽지 않다. 유일한 수시심사 항목이 프리미어지수 편입인데, 골프존이 이 지수에 들어가려면 오는 12월이나 가능하다. 프리미어지수 중간변경이 12월에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내기주'의 적정한 분류를 위해서라도 특례편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생명은 4달만인 9월 특례편입으로 코스피200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각종 인덱스 펀드와 ETF 등이 삼성생명을 편입할 수 있게 길을 열어뒀다.

코스닥에서는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200에 해당하는 코스타지수가 특례편입 제도를 두고 있다. 상장일로부터 30거래일 동안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닥시장 전체 평균 시가의 1%를 초과하면 특례편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량기업부는 코스타지수를 수시심사 대상에 두고있지 않다. 오는 7월 코스타지수에 골프존이 특례편입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량기업부에는 여전히 빠질 것이란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타지수는 프리미어지수보다 더 압축한 대표성이 큰 지수인데도 우량기업부 선정 기준을 프리미어지수만 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스타는 우량 30개 종목, 프리미어지수는 우량 10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