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산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은 솔나방(송충)이었다. 솔나방으로 인한 피해면적도 60만㏊에 달해 전체 병해충의 80%를 차지했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 솔잎혹파리 피해가 솔나방 피해를 앞지르기 시작, 피해면적이 70만㏊에 육박했다. 솔나방은 산림이 건조할 때 많이 발생하는데 1960년대에는 임목축적량이 적어 산림 내에 습도가 낮아 솔나방 발생이 많았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에 진입해 산림녹화가 성공을 거두면서 숲속의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습기를 좋아하는 솔잎혹파리가 많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80년대에 와서는 전체 해충피해가 45만㏊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시기에 솔잎혹파리는 전체의 65%까지 증가한 반면 솔나방은 4%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1960년대 해충 피해가 컸던 이유는 당시 도남벌,부정임산물 단속 등 인위적 피해 방지에 산림행정을 치중하다 보니 해충 피해 방지에는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데에도 원인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1970년대 초에는 처음으로 해충피해 지역에 유기 염소계의 농약을 지상과 공중에서 살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고 환경공해문제가 대두돼 1981년부터 공중약제살포를 중단하는 대신 침투성 약제 수간주입 방제기법을 널리 사용했다.

1970년대에는 특히 1973년 제1차 치산녹화 계획이 시작되면서 솔나방,솔잎혹파리,오리나무잎벌레,미국흰불나방,잣나무털녹병 등을 5대 산림병해충으로 지정하고 방제에 크게 힘쓴 결과 건강하고 푸른 산림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1960년대에는 병해충 피해면적이 우리나라 산림의 15%에 해당하는 100만㏊에 달할 정도로 기승을 부렸으나 1970년대 본격 방제 이후 1980년대 50만㏊,1990년대 이후에는 30만㏊로 피해 면적이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산림병해충 피해 양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1960~1990년대에는 솔나방 · 솔잎혹파리 등 소나무류 해충 피해가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 이후 소나무재선충병 · 참나무시들음병 등 병 · 균류 등 병원체 공생에 의한 피해와 신종 · 외래해충이 새로 출현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병해충의 63%가 발생하는 소나무림의 감소도 산림병해충 변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산림 구조는 대부분 소나무림이 차지하고 있고, 소나무들은 4~5령 장령급인 데다 단위면적당 생육본수가 과밀하고 식생 천이과정에서 열세하게 돼 자생지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1970년대 전체산림(323만㏊)의 약 50%에 달하던 소나무림이 2009년 말에는 23%인 150만㏊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