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일 낙폭을 확대하며 60일 이동평균선(2084선) 마저 밑돌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더블 딥'과 '소프트 패치'간 논쟁이 불붙고 있는 데다 지난주말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세 단계 하향 조정한 탓이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악화로 당분간 조정 국면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이 증가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었다"며 "이런 공식이 깨진 이후 상승 모멘텀(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증시의 주된 조정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또 외국인들이 기존에는 모멘텀(상승 동력)에 대한 실망 매물을 내놨다면 앞으로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추가적으로 더 팔 수도 있어 코스피가 2000선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조정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나타나는 금단현상"이라며 "가격 조정이 진행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바닥권인 2060∼2080 구간에 다다랐지만 기간 조정이 다음달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 고용지표 개선 등 모멘텀을 찾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진단이다.

김 팀장은 "당분간 보수적으로 5월 미국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와 물가 상승률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내달 중순께부터 반등 조짐을 보여 3분기 상승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7~8월 중국 긴축완화에 대한 확인과 미 고용지표 개선을 확인해야 증시가 안정될 것"이라며 "지금은 현금 비중을 높이고 이후 지수가 더 깊은 조정을 보였을 때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가격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시각을 서서히 매수 관점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경제지표 둔화는 지난 2~3월 당시 고유가와 이로인한 생산차질에 의한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코스피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가 10배 이하로 떨어져 매력적인 만큼 서서히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또 유망 투자처로는 완성차보다는 차 부품주, 순수 화학업체 보다는 IT(전기전자) 노출이 많은 화학주, 해양 비중이 높은 조선주, 해외 비중이 높은 건설주 등을 꼽았다. 지수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매기가 다소 확산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세중 팀장도 "물가가 4% 이하로 하락하면서 자동차를 축으로 IT와 금융 등 내수주가 강세를 보여 상승 종목군이 늘어나는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