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상승 모멘텀(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휘말리며 2050선으로 고꾸라졌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79포인트(2.64%) 급락한 2055.71로 장을 마쳤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채무 우려가 지속된데다 소매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코스피도 2100선을 밑돌며 출발한 뒤 꾸준히 낙폭을 늘렸다. 60일 이동평균선(2083선)을 크게 밑돈 가운데 120일 이평선(2057선)도 위협했다.

외국인이 선, 현물 시장에서 대거 '팔자'를 외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째 순매도하며 4093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도 나흘만에 550억원 가량 팔며 매도에 동참했다. 개인만이 4614억원 가량 사들였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물이 나왔다. 전체 프로그램은 3034억원 우위를 보였다.

전기가스와 은행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자동차, 조선주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은 5% 이상 급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의 파업소식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3~5% 이상씩 떨어졌다. 반면 유성기업은 파업 조기정리 기대 등에 힘입어 상한가로 치솟았다.

조선주들도 하반기 업황 전망에 우려가 커지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5∼6%대 급락세를 보였다.

화학 업종도 낙폭을 꾸준히 키워 4% 급락세로 장을 마쳤고 의료정밀 기계 전기전자 건설 운수창고 증권 업종 등도 2~3% 이상씩 뒷걸음질쳤다.

반면 전기가스업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상승 기대로 나흘째 상승하면서 3.27% 강세를 나타냈다. 은행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사자'에 0.32% 올랐다.

화학 업종내 OCI는 6.20% 급락해 지난달 5일(종가기준) 이후 처음으로 50만원을 밑돌았다.

리베이트 적발로 약값이 인하될 것이란 우려에 동아제약한미약품은 각각 7.08%, 3.55% 떨어졌다.

흥국화재는 50% 이상 자본잠식 됐다는 소식에 1.90% 하락했다. 신풍제약은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 제외에도 불구하고 거래 재개 첫날 10.49%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상승종목은 상한가 9개를 비롯 146개에 불과했다. 하한가 3개 등 691개 종목은 하락했고 51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