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은 2주 연속 계속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톰스(44 · 미국)가 미국 PGA투어 크라운프라자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20만달러)에서 멋진 '이글 샷'으로 위창수(39)를 1타차로 제치고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23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 · 7204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 11번홀(파5)에서 83야드를 남겨두고 웨지로 친 톰스의 샷은 핀 바로 앞에 떨어진 뒤 한 번 튀더니 백스핀을 먹고 홀로 빨려들어갔다. 맞대결을 펼친 위창수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톰스는 이글에 힘입어 1타차 선두로 나선 뒤 우승까지 내달았다.

위창수는 12번홀에서 벙커샷이 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떨어지는 불운을 맞으며 보기를 기록,2타차로 벌어졌다. 14번홀에서 톰스는 3.5m 버디를 성공시키며 거의 우승을 확신한 듯 자신에 찬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승부가 쉽게 결정나지는 않았다. 16번홀(파3)에서 위창수는 1m 버디 찬스를 만들며 2타차로 따라붙었다. 17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우측 벙커에 빠졌으나 톰스의 볼도 그린 좌측 벙커에 빠졌다. 위창수는 벙커샷을 홀 2.5m에 붙였고 톰스는 3.5m가량 벌어졌다. 위창수는 파를 세이브했으나 톰스는 어려운 내리막 라이에 걸려 보기를 했다.

마지막 홀을 남겨두고 1타차가 된 상황.그러나 더 이상의 변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톰스보다 드라이버샷이 10야드가량 뒤지던 위창수가 작심한 듯 날린 드라이버샷은 나무를 맞고 떨어졌으나 톰스보다 10야드가량 더 나갔다. 그러나 133야드 두 번째 샷은 핀의 우측을 향하더니 홀에서 10m 이상 멀어져 버렸다.

파를 한 톰스는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정상에 오르며 지난주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최경주에게 당한 패배를 만회했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한 위창수는 지금까지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이번 대회를 포함해 2위만 네 차례 했다. 지난해 9월 BMW챔피언십 이후 8개월 만에 톱10에 진입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