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는 최근 미국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의 브랜드 가치가 143억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브랜드 순위는 54위로 지난해보다 10계단 상승했다. 스타벅스보다 18계단,나이키보다 3계단 앞선 것이다. 서브웨이를 앞선 외식기업은 맥도날드(4위)뿐이다.

1965년 프레드 다루카라는 한 의학도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에게 1000달러를 빌려 시작한 서브웨이.이 회사는 작년 말 전 세계 매장 수 3만3749개로 맥도날드(3만2737개)를 앞지르며 세계 1위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외신들은 서브웨이의 고성장 배경으로 독특한 점포 전략 등을 꼽았다.

◆공사장,유람선에도 점포를

서브웨이는 지난해 9 · 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공사장에 문을 열었다. 공사장 인부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올 2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센트럴고교에 점포를 열어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독일에서는 유람선에 매장을 열어 탑승객을 고객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에 대해 "미친 출점"이라는 표현을 썼다. 경쟁자들이 상상할 수 없는 곳에 점포를 냄으로써 지명도를 높여가는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서브웨이 다이어트'는 비만의 도피처

서브웨이의 모든 재료는 기름에 굽거나 튀기지 않는다. 맥도날드 '빅맥'의 지방 함량이 30g인 데 비해 서브웨이 일부 제품의 지방 함량은 빅맥의 20%가 채 안 된다. 서브웨이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1998년 제러드 포글이라는 학생에게 샌드위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몸무게는 190㎏이었다. 포글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만 먹고 운동을 병행해 1년 만에 110㎏을 감량했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성황 봉송 주자로 뛰는 등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됐고 지금도 서브웨이 광고 모델로 활동한다. 서브웨이는 지난달에는 전 제품의 소금 함량을 평균 15%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끼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라

최근의 불황은 5달러짜리 미끼상품으로 이겨냈다. 2004년 미국 마이애미의 한 가맹점주는 주말에만 5달러짜리 샌드위치를 팔기 시작했다. 1달러 정도 할인해 거스름돈을 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서브웨이는 이 가맹점의 아이디어 상품을 모든 가맹점에서 팔기로 결정했다. 그해 서브웨이는 5달러짜리 샌드위치로만 3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 덕분에 전체 매출은 17% 늘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