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56 · 사진)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로,오리온의 전신인 동양제과에서 잔뼈가 굵었다.

화교 3세로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마케팅 전공)를 나온 뒤 1980년 동양시멘트 대리로 동양그룹에 발을 들여놨다.

이양구 선대 회장의 차녀이자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55)과 결혼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서울외국인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 회장은 동양시멘트 입사 이듬해 동양제과 구매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30년 동안 대부분 제과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동양제과 전무,사장,부회장 등을 거쳤다. 오너 집안 출신 중에서 흔치 않은 '제과 맨'이라는 게 제과업계 평가다.

2001년 동양그룹에서 분리된 오리온(동양제과에서 오리온으로 명칭을 바꾼 것은 2003년)을 국내 대표적인 제과업체로 키웠다는 평가도 받는다. 오리온을 국내 소비재 기업 중에서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오리온은 동양그룹에서 분리되기 전인 1997년 중국 베이징 인근에 초코파이 고래밥 등의 생산공장을 세운 뒤 당시 30억원이던 중국법인 매출을 지난해 5600억원대로 키웠다. 이 결과 오리온그룹은 2009년부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하는 '글로벌' 제과업체로 성장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