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안재환 아주대 총장(60 · 사진)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6년 대학선발본부장(현 입학처장) 시절 시도때도 없이 현장을 누비자 직원들이 '장돌뱅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며 "이제부터는 장돌뱅이 총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책상에 앉아 머리만 굴리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안 총장은 취임 뒤 매일 단과대학장과 주임교수들을 만나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총학생회 간부를 포함한 학생들과도 10여 차례 이상 만났다. 지난 3일 오후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학교 광장에 맥주를 갖다 놓고 '비어파티 행사'를 열었다. 30~4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400여명이나 몰렸다.
그는 "지역에도 서울 명문대 못지 않는 대학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시작해 지방으로 내려오는 식의 전통적인 대학 서열을 깨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안 총장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병원비 논란과 관련,"치료를 맡은 중증외상특성화센터의 이국종 교수팀은 1년에 9억원씩 손실을 본다"며 "정부에서 이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증외상특성화센터는 장비와 인력에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반면 평소에는 병실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익을 내기 힘들다.
안 총장은 대학발전기금을 모으기 위해 최근 '111운동(한 달에 동문 1명이 1만원씩 기부)'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주대는 역사가 짧은 데다 지방에 있어 역량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2013년까지 국내 톱10 대학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 총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재료공학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 아주대 화공 ·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뒤 대학선발본부장,교무처장,대학원장 등을 거쳐 지난 2월10일 총장에 취임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