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연일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서는 8주 만에 자금이 유출됐다. 외국인이 빠져 나가면서 증시 조정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0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55.79포인트(2.64%) 하락한 2055.71로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지난 12일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3조3485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10.92포인트(5.12%)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34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한 2월엔 3조47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후 3월 1조1697억원,4월 3조1418억원어치 사들이면서 매수 강도를 높이다 이달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 등 4개 글로벌 펀드에서도 지난주 4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처분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으며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성기업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한국 증시에서 빠져 나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럽 재정위기나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실마리가 찾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중후반까지는 소극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보다 15원10전 오른 1097원90전에 마감했다.

강지연/유승호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