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로 몸살 앓는 유럽] "밧줄 하나에 묶인 유로존"…그리스發 위기 스페인·伊로 '전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로화 2개월래 최저·국채 가격도 하락…피치 "벨기에 신용등급 전망 낮출 수도"
그리스 재정적자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으로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와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경우 현재 유럽의 경제력으론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는 상황.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이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채규모가 크고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다. 이에 따라 23일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치솟았고,유로값도 폭락했다. 글로벌 증시도 크게 떨어졌다.
◆PIGS국채 · 유로화 동반하락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질 것이란 공포가 커지면서 유로존 변방국 국채와 유로화 값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가 다음번 파산 후보로 거론되면서 유로화 값이 뚝 떨어졌다"(독일 주간 슈피겔)는 진단도 나왔다.
이날 10년물 스페인 국채와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간 금리차(스프레드)는 한때 2.61%포인트까지 벌어져 4개월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이 참패하면서 스페인의 긴축정책 및 경제개혁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된 탓이 컸다. 여기에 미구엘 앙헬 페르난데스 오르도네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지금과 같은 고금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국채값 폭락을 부추겼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역시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충격으로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월 이후 가장 큰 1.86%포인트까지 커졌다. 이탈리아가 2014년까지 400억유로가량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정치불안이 계속되는 점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존 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마치 밧줄 하나에 묶여 산을 오르던 등산객들처럼 그리스가 미끄러지자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같이 고꾸라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FT는 "스페인이 유로존 재정위기와 디커플링돼 있다는 판단이 설득력을 잃으면서 스페인 국채 투매가 시작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도 이어졌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는 한때 1.3968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스위스프랑 대비 유로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 세계 석유 소비의 17%를 차지하는 유로존 불안이 재점화되면서 글로벌 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다.
◆전면적으로 곪아가는 유로존
유로존 변방의 재정위기 전염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경제 기초체력이 약화돼 재정위기를 타개할 근본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릴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 유로존 통화정책을 완화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재정위기 전염지역이 더 넓어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는 "벨기에가 재정적자 감축에 실패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독일에서도 베를린시를 비롯 브레멘과 자를란트,슐레스비히홀슈타인 등 4개주가 재정적자 위기에 직면했다"며 "독일 역시 더 이상 PIGS식의 재정적자와 무관한 나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와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경우 현재 유럽의 경제력으론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는 상황.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이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채규모가 크고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다. 이에 따라 23일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치솟았고,유로값도 폭락했다. 글로벌 증시도 크게 떨어졌다.
◆PIGS국채 · 유로화 동반하락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질 것이란 공포가 커지면서 유로존 변방국 국채와 유로화 값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가 다음번 파산 후보로 거론되면서 유로화 값이 뚝 떨어졌다"(독일 주간 슈피겔)는 진단도 나왔다.
이날 10년물 스페인 국채와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간 금리차(스프레드)는 한때 2.61%포인트까지 벌어져 4개월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이 참패하면서 스페인의 긴축정책 및 경제개혁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된 탓이 컸다. 여기에 미구엘 앙헬 페르난데스 오르도네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지금과 같은 고금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국채값 폭락을 부추겼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역시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충격으로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월 이후 가장 큰 1.86%포인트까지 커졌다. 이탈리아가 2014년까지 400억유로가량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정치불안이 계속되는 점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존 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마치 밧줄 하나에 묶여 산을 오르던 등산객들처럼 그리스가 미끄러지자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같이 고꾸라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FT는 "스페인이 유로존 재정위기와 디커플링돼 있다는 판단이 설득력을 잃으면서 스페인 국채 투매가 시작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도 이어졌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는 한때 1.3968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스위스프랑 대비 유로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 세계 석유 소비의 17%를 차지하는 유로존 불안이 재점화되면서 글로벌 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다.
◆전면적으로 곪아가는 유로존
유로존 변방의 재정위기 전염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경제 기초체력이 약화돼 재정위기를 타개할 근본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릴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 유로존 통화정책을 완화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재정위기 전염지역이 더 넓어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는 "벨기에가 재정적자 감축에 실패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독일에서도 베를린시를 비롯 브레멘과 자를란트,슐레스비히홀슈타인 등 4개주가 재정적자 위기에 직면했다"며 "독일 역시 더 이상 PIGS식의 재정적자와 무관한 나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