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셋톱박스 제조기업인 프로디아시스템스가 최근 개발한 홈 네트워크 통합 단말기의 양산과 부품 조달 등을 국내 중소기업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달 규모는 연간 1조원 정도로 향후 4년간 3조~4조원어치에 달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관측이다. 프로디아시스템스는 아누셰 안사리 회장(사진)이 최근 김동선 중소기업청장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고 24일 발표했다.

프로디아시스템스가 개발한 '프로디아 ROS'는 TV와 집전화,휴대폰,태블릿PC 등을 통합 관리하는 홈 네트워킹 장비다. 프로디아 ROS를 가정에 설치하면 일반 TV에서도 스마트TV처럼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뒤 인터넷과 홈쇼핑,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TV와 휴대폰,PC 등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집에 있는 일반 TV로 살펴보고,TV 영상을 실시간으로 외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고길주 프로디아시스템스 사장은 "기존 홈 네트워킹 장비 및 솔루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품"이라며 "중동 지역에서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이날 KT 등 국내 통신회사들을 상대로 시연회도 열었다.

프로디아시스템스는 중동의 최대 부호 가문 중 한 곳인 안사리 가문이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로 이란계 미국인인 아누셰 안사리 회장과 하미드 안사리 사장,아미르 안사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경영을 맡고 있다.

고 사장은 최근 이 회사의 글로벌 전략담당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 회사는 당초 중국 대만 등을 중심으로 부품 수급에 들어갈 방침이었다가 고 사장을 영입하면서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과 손을 잡기로 방향을 바꿨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